<인터뷰>獨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지휘자 쿠르트 마주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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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지난해 뉴욕필과의 내한공연에 이어 독일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내한한 지휘자 쿠르트 마주어(68)가 공연을 하루 앞둔 25일 오전 기자회견을 가졌다.
『뉴욕필이 발랄하고 개방적이라면 게반트하우스는 우아하고 고전미가 넘치는 여성이랄까요.미국과 독일의 개성이 다른 두 아내와번갈아가며 살고 있는 셈이지요.』 뉴욕필 상임지휘자도 겸하고 있는 마주어는 지휘자-오케스트라의 관계를 부부에 비유해 눈길을끌었다.10여분간 악단의 역사를 자세히 설명하는등 유럽 最古의민간오케스트라를 이끌고 있다는 긍지 또한 대단했다.
『강동석씨와 협연하는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도 라이프치히에서 초연됐지요.하지만 한국청중의 높은 수준에 비해 참신한 레퍼토리를 선보이지 못해 아쉽습니다.』 그는 현재 라이프치히 성토마스교회와 오페라극장에서 근무하는 단원을 포함,1백90명의 식구를 거느리고 있다.
『단원의 80%가 멘델스존이 창설한 라이프치히 음악원 출신입니다.통독이후 경제사정이 악화되긴 했지만 서방으로 빠져나간 단원이 하나도 없어 자부심을 느낍니다.』 마주어는 매각위기에 처해있던 멘델스존의 생가를 복원하기 위해 최근 멘델스존재단을 창립했다.이번 공연에서도 기금마련을 위해 『결혼행진곡』이 담긴 미니CD를 판매한다고 말했다.또 연내 추진중이던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의 평양공연은 정 치적 이유로 무산됐고,오는 6월 바이올리니스트 장영주양과 협연하는 뉴욕필 공연이 미국전역에 중계된다고 밝혔다.
〈李長職 음악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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