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포인트>브루크너"교향곡 제3번 D단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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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오스트리아 태생의 작곡가 안톤 브루크너는 모두 10곡의 교향곡을 작곡했으나 오늘날 제4번『로만틱』과 제7번만 가끔 연주될뿐이다. 음악사상 브루크너의 교향곡만큼 많은 개작과정을 거친 작품도 없을 것이다.지휘자 나름대로 생략.수정하거나 후배들이 출판과정에서 손질을 가한 것도 많다.그래서 브루크너의 교향곡을들을 때는 어떤 판으로 연주된 것인지 알아두는 게 좋다 .
1877년 완성돼 같은 해 12월 빈에서 초연된 제3번 교향곡은 노바크판도 있으나 이번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내한공연에선 오리지널 악보로 연주된다.
그의 교향곡은 베토벤 제9번 교향곡의 정신적 유산을 이어받고있으며 장중한 파이프 오르간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늠름한 트럼펫과 호른 독주로 시작되는 1악장의 주제는 격렬한정열과 의지에 뒤이은 초인적인 체념이다.2악장의 핵심은 크리스마스 캐럴에서 유래됐다는 중간부의 신비로운 선율.
4분의3박자의 빠른 스케르초 3악장은 현악기만으로 편성된 춤곡풍의 중간부가 브루크너 특유의 소박함을 잘 나타낸다.4악장은1악장 주제를 회상함으로써 탄탄한 수미쌍관(首尾雙關)의 구성력을 자랑한다.
특히 종교적인 이미지를 담고 있는 금관악기가 노래하는 코랄풍의 뚜렷한 선율은 베토벤의『합창』교향곡을 연상하게 하는 인간승리의 모습이다.
〈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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