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의 나라 영국 복권열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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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신사의 나라」영국이 복권열기에 달아 오르고 있다.작년 11월 1백82년만에 복권이 부활된 이후 복권열기가 너무 뜨거워 여기 저기서 부작용이 빚어지고 있다.
복권시장에 참여하는 사람이 주당 자그마치 3천만명에 달하며 이들이 복권투매입에 쏟아 붓는 돈은 주당 1억파운드(약 1천2백50억원)에 이른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하고 있다.
복권열기는 통계에서도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작년 4분기중 영국인들이 복권등 도박에 지출한 돈은 10억7천8백만파운드로 전분기에 비해 16.6%나 늘었다.
더 많은 복권을 사기 위해 생필품의 씀씀이를 줄이는 현상도 두드러지고 있다.과일이나 애완동물 판매가 감소하고 있고 헬스클럽에 덜 나가며 심지어 장례식비용까지 줄이고 있다는 것이다.
지나친 복권열풍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주엔 급기야 자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매주 같은 숫자의 복권을 사던 51세의 한 남자가 딱 1주일을 걸렀는데 이때 8백만파운드(약 93억원)를 놓쳐버린 것을 비관해 권 총으로 자살한 것이다.
복권열기는 인간관계도 망가뜨리고 있는데 북잉글랜드 랭커셔에 사는 한 남자는 그의 제일 친한 친구를 고발하기에 이르렀다.2천8백만달러라는 사상최고액의 복금을 타게 된 친구가 자신에게 약속한 몫을 나누어 주지 않는다는 것이 이유였다.
〈沈相福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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