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새 바람 이는 高校 개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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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고교교육에 새바람을 일으킬 개혁운동이 한 학교에서 일고 있다.서울 중동고(中東高)의 「신교육 운동」은 잘못된 우리 중등교육에 개혁바람을 몰고 오는 신선한 충격이다.중동고의 개혁은 우선 실천가능한 개혁이다.「3無3行」으로 집약되는 이 운동은 돈봉투.폭력.불법과외없는 학교가 되기를 선언했다.여기에 1교사 1일 3학생 면담,1시간 수업에 2시간 연구,교사의 1분전 교실입실(入室)등 구체적이고 실천가능한 운동을 시작했다.1교실 2담임제 도입으로 담임교사 1인당 학 생수를 25명으로 줄였다.공허한 선언이 아니라 중등교육의 문제점을 직시하고 척결하겠다는 구체적 개혁이다.
대학이 경쟁력있는 다양한 교육기관으로 개혁돼야 하듯,중등교육도 인간미와 도덕성을 갖춘 유능한 인재양성의 기초적 교육현장이돼야 한다.이를 위해선 교사의 인격과 교수능력은 필수적이다.교사의 인격과 능력이 교사의 권위를 확보하는 두 기둥이다.그러나우리 현실은 교사의 권위를 인정할 수 없게 되어 있다.연구하는교사가 부족하고,학생을 위해 헌신적 인간교육을 펼치는 교사의 의지가 약하다는 게 일반적 평가다.교사는 학부형의 돈봉투나 챙기고,학생은 참고서와 과외로 학 습을 하는 교육 현장이 제대로된 교육기관이 될 수 있겠는가.
아무리 학교 교육의 중요성을 외치지만 교육을 담당한 교사가 실력이 없고,돈봉투나 챙기는 관례가 존속되는한 우리 교육은 참된 교육을 할 수 없다.입시학원으로 전락한 고교교육에서 인간미와 도덕성을 갖춘 교육은 바라기 어렵다.중동고는 여기에「참인간노트」를 만들어 자원봉사.효행.순리를 존중하는 덕목을 키우기 위한 실천교육을 펴겠다고 했다.
실질적인 교육개혁이란 대학만으로 가능한게 아니다.그 전단계인고교개혁이 더욱 급하다.고교개혁의 일대 전기를 마련할 중동고의선례가 제자리를 잡고,그 바람이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이를 위해선 통합교육의 테두리를 지키는 범위안에서 고교교육도다원화.다양화.자율화를 통해 경쟁력있는 교육을 추진하게끔 단순논리의 평준화 교육은 철폐돼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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