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의 재구성 - 전통미의 변주 '화려한 휴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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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설 연휴,
옷장 속 잠자던 한복이 모처럼 기지개를 켤 참이다.
매년 입던 터라 무심히 넘겼는 데 자분자분 뜯어보니 새삼스럽다.
우리의 사계를 닮은 때깔이며 겸연쩍은 듯 당당한 곡선이 곱디 곱다. 매년 똑같은 스타일에 진력이 났다면
올핸 ‘한복의 믹스매치’를 제안한다.
어디 내놔도 손색 없는 매무새, ‘한복의 재발견’이다. 


청바지 하나로도 티셔츠·블라우스·재킷 등 어떤 상의를 매치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스타일을 만들어 낼 수 있다. 한복도 마찬가지. 새로운 아이템 한 두가지만 곁들여도 색다른 룩을 연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가지고 있는 치마에 어울리게끔 저고리만 새로 지어 입는 것이다. 치마나 저고리 단품만 맞출 경우 비용은 절반을 조금 넘지만 효과는 한 벌 새로 맞춘 것과 진배없다.
감이 잘 안잡히면 한복 디자이너 이영희가 제안하는 스타일링 팁을 참고해보자.

먼저 치마 위에 말기수(여성 한복에서 치마 맨 위를 따라 가슴쪽을 감싸주는 천)를 마련해 가슴을 따라 둘러준다. 여기에 속이 비치는 노방 소재의 적삼을 걸친다. 말기수가 적삼 아래에 살며시 비치면서 섹시함과 은은한 멋이 우러난다. 예쁜 말기수 하나 장만해두면 한복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저고리를 벗고 치마 위에 말기수만 둘러보자. 여배우들이 레드카펫에서 선보이는 이브닝 드레스 분위기를 자아낼 수 있다. 명절 뿐 아니라 파티나 모임을 위한 야회복으로 모자람이 없다.

노방소재처럼 속살이 드러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저고리 깃 부분 디자인에 변화를 줘보자. 가슴 중앙에 고름을 매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깃을 가슴 한쪽으로 치우치게 하면 전통미는 유지하면서도 신선한 느낌을 선사한다.
가지고 있는 한복에 어울리는 아이템을 추가할 때는 기존 한복을 맞추었던 곳에 가는 것이 좋다. 한복집마다 치마나 저고리의 패턴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이다. 비용도 덜 드는 편이다.
한복 저고리와 치마를 믹스매치할 때는 무늬나 원단보다 색감의 조화가 포인트다. 오히려 같은 원단·무늬보다는 다른 소재를 매치해 잘 어울리는 것을 찾는 것이 세련된 한복 스타일링의 비결이다.

프리미엄 심준희 기자 junes@joongang.co.kr
사진=프리미엄 황정옥 기자 ok76@joongang.co.kr
한복 협찬=이영희 한국의상
헤어&메이크업=자운,이꽃님(애브뉴준오)
모델=신재이,박승현(SA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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