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할 말 다 해 … 당 지켜볼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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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14일 당내 공천 갈등과 관련, “내가 할 얘기는 다 했다. 당에서 어떻게 하느냐만 남았다”며 최후통첩을 보냈다. 이날도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측과 강재섭 대표에 대한 압박을 이어간 것이다.

 이날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미래를 이끌어 갈 여성지도자상’(여성신문사 주최) 시상식 수상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서다.

 측근 의원들과의 10일 만찬 회동에서 “공천 잘못 땐 좌시하지 않겠다”며 배수진을 친 그는 13일 일부 원외위원장과의 만남에선 “모든 각오가 다 돼 있다”고 말했었다. 그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저지하겠다고 했는데 탈당도 포함되나’는 기자들의 질문에 “지난 번에 할 얘기는 다 했다. 당에서 어떻게 하느냐만 남아 있고 지켜보고 있다”고 답했다. 탈당에 대해 즉답은 하지 않았지만 부인하지도 않은 것이다.

 그는 “좌시하지 않겠다”는 자신의 발언을 두고 강 대표가 “모욕감을 느낀다”고 말한 것에 대해 “(이 당선인 측에서) 일련의 얘기가 나올 때는 모욕감을 느끼지 않고 내가 얘기하니 모욕감을 느끼는 이유가 궁금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당선인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공천은 계보의 이해를 떠나 협력하는 게 좋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당연한 말이다. 그걸 어떻게 실천해 나가느냐가 중요하다”고 응수했다. 그러면서 공천 갈등의 책임을 이 당선인 측으로 돌렸다. 그는 “그간 당에서 (이방호 사무총장의) ‘영남 40% 물갈이’ 발언 등 일련의 얘기가 나오다 보니 이런 상황까지 왔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표 측 김무성 최고위원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공개적으로 공천 갈등을 거론하고 나섰다. 그는 이 당선인 측을 겨냥, “사심에 가득 찬 일부 인사가 너무 일찍부터 차기 당권 경쟁에 뛰어들어 공천 문제가 시작됐다”며 “당선인 주변의 철없는 사람들이 마치 자기가 공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처럼 여러 설을 늘어놓고 심지어 ‘살생부’까지 흘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방호 사무총장이 이끄는 공천기획단에 대해 “공천 스케줄과 공천심사위안만 만들라”며 권한 축소를 요구했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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