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여행>壟斷-우뚝 솟은 높은 언덕.혼자 이익을 독점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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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농(壟)은 언덕,단(斷)은 「끊는다」이므로 농단(壟斷)은 본디 깎아지른듯 「우뚝 솟아 있는 높은 언덕」을 뜻했는데 후에는이익을 독점하는 것을 뜻하게 되었다.
맹자가 제(齊)나라 선왕(宣王) 밑에서 잠시 벼슬살이를 했는데 선왕이 인의(仁義)에 뜻이 없자 그 길로 짐을 싸서 집으로돌아와 버렸다.후회한 선왕이 사자를 보내 파격적인 대우로 회유했지만 단호히 거절하면서 다음과 같은 말을 해주 고는 사자를 돌려 보냈다.
『옛날의 시장은 그저 물물교환을 할 정도로 단순했다.그래서 다투는 사람도 없었고 이익을 탐하는 자도 없었다.자연히 관리들도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음씨 고약한 상인이 나타나 순진한 사람들을꾀어 이익을 독점하고 싶었다.그는 진귀한 물건을 가지고 가서 시장을 내려다 볼 수 있는 높은 언덕(壟斷)에 자리를 잡았다.
눈에 쉽게 띄었으므로 그는 삽시간에 부자가 되었다.그는 매일농단을 차지하고는 자리를 벌였다.
그러자 사람들은 이익을 독점하는 그를 미워하기 시작했다.관리도 그를 미워하여 세금을 거두기 시작했다.』 더불어 사는 지혜가 필요한 지금이다.나만 잘살기 위해 나쁜 짓을 일삼는다면 지탄을 받게 된다.매점매석(買占賣惜)이나 폭리(暴利)도 일종의 농단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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