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성 근로시간 OECD 중 최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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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한국 여성 근로자의 근무시간이 주당 40시간 이상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 가장 긴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OECD의 ‘일과 가족생활의 조화를 위한 정책’ 보고서와 통계청에 따르면 주당 40시간 이상 근무하는 여성 근로자의 비중(2005년 기준)은 우리나라가 77%로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많았다. 일하는 여성의 대부분이 전일제 직원이란 얘기다. 이는 OECD 회원국 평균(49%)을 훌쩍 넘는다. 2위인 미국(64%)은 물론 일본(48%)·이탈리아(44%)·스웨덴(40%) 등 주요 국가와도 큰 차이를 보였다.

한국 남성도 주당 40시간 이상 일하는 근로자의 비중이 87%로 OECD 회원국 가운데 1위였다. 하지만 미국(84%)·일본(80%) 등과의 차이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다.

이에 대해 통계청 측은 “우리나라 여성은 결혼이나 출산 후에 직장을 아예 떠나거나, 아니면 전과 같이 전일제 근무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국 여성의 평균 임금은 남성보다 크게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근로자 남녀 간 임금 격차는 OECD 평균의 2배를 넘었다. 또 한국은 OECD 회원국 가운데 대졸 이상 여성의 고용률(57%)이 의무교육만 마친 여성의 고용률(59%)보다 낮은 유일한 국가로 조사됐다. 미국·호주·독일·영국 등은 대졸 여성의 고용률과 의무교육만 마친 여성의 고용률이 20%포인트 이상 벌어졌다.

OECD 보고서는 “여성을 출산 전후에 정규직에서 내쫓는 대신 다양한 근무 형태를 보장해야 한다”며 “임금도 근무시간에 비례해 책정하는 대신 성과 기준으로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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