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투어 우승 고우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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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지난 6일 올시즌 미국 여자프로골프 마지막 투어인 도레이 재팬퀸스컵 골프대회에서 미국의 간판 베시 킹을 연장전끝에 따돌리고 정상에 오른 고우순(高又順)은 『마음을 비운게 우승의 비결이었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일본 진출 8개월만에 기분오픈대회에서 첫승을 올려일본골프계를 경악시킨 高는 이제 미국투어까지 제패해 월드스타로발돋움했다.일본에서 개최된 이 대회에는 킹을 비롯,낸시 로페스.로라 데이비스.오카모토 아야코등 미국.영국. 일본의 세계적인스타들이 대거 출전했다.미국투어 제패는 지난 88년 구옥희(具玉姬)가 터콰이즈클래식에서 우승한 이후 국내골프 사상 두번째의쾌거. 『베시 킹이 세계적인 선수지만 전혀 긴장되지 않았어요.
이미 내년도 일본투어 全대회 출전권을 확보해놓은 상태라 밑져야본전이라고 생각했죠.마음을 비우니 샷이 편안해졌어요.』 1라운드에서 선두에 올랐다가 2라운드에서 2타차로 선두를 내줬던 高는 7언더파 2백6타로 동타를 이룬뒤 연장 첫홀에서 실리위주의핀 공략으로 파를 잡아 티샷을 페어웨이 벙커에 빠뜨리며 보기를범한 킹을 여유있게 따돌렸다.
高는 우승상금 10만5천달러를 추가해 3천9백89만1천3백44엔(약 3억2천만원)으로 일본 상금랭킹 10위로 껑충 뛰어올랐다.또 국내에서 획득한 상금 2천3백50만원과 계약사인 팬텀으로부터 3개 대회 우승상금의 30%에 해당하는 4천2백여만원의 보너스를 추가로 받게 돼 올시즌 총 3억8천5백여만원의 수입을 올렸다.
〈38面에 계속〉 『골프는 자신과의 싸움인것 같아요.지난 6월 던롭오픈에서 일본여자골프의 영웅 오카모토 아야코에게 1타차로 패해 2위에 머물긴 했지만 일본골프도 별게 아니라는 자신감을 얻었어요.』 국내선수중 쇼트게임의 일인자로 평가돼온 高가 일본에서 세계적인 선수들과 겨루면서 기량이 원숙해진 것도 올들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비결.
『일본진출 후 샷이 좋아졌어요.특히 드라이버 비거리가 20~30야드 정도 늘었어요.』 高는 1m68㎝ 64㎏의 훤칠한 체격조건에도 불구하고 비거리가 2백20~2백30 야드에 불과해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지난해 8월 일본 프로테스트에 합격한 高는 기분오픈에서 우승하기 전인 지난 3월 보따리를 싸들고 귀국하려고 했었다.
高는 프로테스트 합격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신인대회에서 우승해올시즌 4개 정규대회 출전자격을 얻었는데 기분클래식은 高가 출전할 수 있는 마지막 대회였다.그러나「뜻하지 않게」우승을 차지하는 바람에 올시즌 나머지 대회 출전권을 획득했 던 것.
『이젠 누구를 만나도 겁나지 않아요.단지 때때로 엄습하는 외로움이 두려울 뿐이에요.가족이 생각날 때는 볼을 때리며 그리움을 달랬어요.』 高는 대회가 끝나면 녹초가 되지만 때때로 인삼등 보약을 싸들고 자신을 보러오는 남편 박원우(朴元 雨.34)씨가 최대의 위안이 되고 있다는 얘기다.
『내년까지만 일본에서 활동할 계획입니다.올해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낼 것 같아요.그런 다음 그동안 미뤄왔던 아이를 낳고 싶어요.』 〈金鍾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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