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챔프 보였는데 … 아쉽다 SK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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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아깝게 진 SK 선수들이 경기 후 관중에게 모자를 벗어 인사하고 있다. SK는 준우승에 그쳤지만 4경기서 총 37득점을 올리고 10실점을 하며 우승팀 주니치 못지 않은 실력을 과시했다. [도쿄=연합뉴스]

아쉬움이 진하게 남았다. 그러나 잘 싸웠다. 힘에는 힘으로, 세기(細技)에는 세기로 맞섰다. 치밀한 분석과 빈틈없는 그물 수비를 앞세운 조직력은 일본 야구 챔피언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한국 프로야구 챔피언 SK 와이번스가 11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제3회 코나미컵 결승에서 일본 챔프 주니치 드래건스에 5-6으로 역전패했다. 예선에서 주니치를 6-3으로 눌러 1승1패를 기록했으나 대회 규정상 예선 2위로 결승에 오른 주니치에 우승컵을 내줬다. 주니치는 우승 상금 5000만 엔(약 4억원), SK는 준우승 상금 3000만 엔을 받았다.

SK는 4회까지 2-1로 리드를 잡아 한국팀 출전 사상 첫 우승 가능성을 키웠다. 1회 말 톱타자 정근우의 볼넷에 이은 도루, 상대 유격수의 실책이 겹쳐 1사 3루의 찬스를 잡은 SK는 이호준의 볼넷으로 2사 1, 3루를 만들었다. SK 이진영은 상대 선발 야마이가 볼카운트 0-3에서 던진 밋밋한 직구를 기다리지 않고 받아 치는 노림수로 우전 적시타를 뽑아 선취점을 올렸다. 계속된 2사 2루에서 박재홍의 연속 안타로 추가점을 보태 2-0으로 달아났다.

그러나 주니치는 2회 이노우에의 솔로 홈런과 5회 후지이의 적시 2루타 등으로 2점을 보태 3-2로 뒤집은 뒤 6회 이병규가 1차전 SK의 승리 투수 김광현에게서 좌월 2점 홈런을 터뜨려 5-2로 점수를 벌렸다.

주니치는 5-5 동점이던 9회 초 대타 우에다의 볼넷에 이은 희생번트와 2사 2루에서 이바타의 중전 적시타로 결승점을 만들었다. 결승타를 친 이바타는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뽑혔다.

SK는 3-5로 뒤지던 8회 말 이진영의 동점 2점 홈런으로 승부를 마지막 9회로 끌고 가는 투지를 보였으나 한 점 차로 뒤진 9회 말 주니치의 철벽 마무리 이와세에게 막혀 역전에 실패했다.

도쿄=김종문 기자



“일본 추월 자신감 얻어”

▶SK 김성근 감독=우승을 놓친 게 아쉽다. 마음 같아선 또 한번 붙고 싶다. 8회 5-5 동점이 된 뒤 연장전을 생각하다 마무리 정대현을 쓰는 기회를 놓친 건 내 실수다. 아쉽지만 그게 야구다. 그러나 한국 야구가 얼마든지 일본과 대등한 승부를 벌일 수 있고, 곧 추월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얻은 것이 이번 대회에서 거둔 수확이다.

▶주니치 오치아이 감독=역시 이기는 것은 어렵다. 남들은 절대 안질 것이라고 생각한 중국전이 제일 어려운 경기였다. 이기거나 지는 것은 아주 박빙의 차이에서 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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