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점 수두룩 與野격돌 예고-정기국회 개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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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제170회 정기국회가 10일 열렸다.1백일간의 회기다.이른바예산국회다.일반회계 50조1천억원을 포함,총 54조9천억원 규모의 새해 예산안을 다루게 된다.아울러 국정감사도 뒤따른다.
이번 국회는「정치국회」로 성격지울 만하다.金泳三정부 집권 초반기를 결산하게 될 뿐더러 내년 6월의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기때문이다.지방선거의 결과에 따라 여야의 진운이 갈릴수 있다.당연히 여러 쟁점이 드러나고 여야간 공방도 치열할 수 밖에 없다. 당장 12일 있게될 헌법재판관 선출에서부터 여야는 부딪치게되어 있다.국회선출 몫인 3명의 헌법재판관에 대한 배분 때문이다.民自黨은 의석비율을 내세워 2명을 추천하겠다는 것이고 民主黨은 양당이 1명씩 추천하고 남은 1명은「공동추천 」방식을 취하자고 맞서 있다.
가장 첨예한 쟁점은 세계무역기구(WTO)가입 비준안 처리문제다.이것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어떤 사단이 벌어질지 예측하기 어렵다.최소한 격론이 벌어질 것만은 분명하다.민자당은 WTO비준안의 회기내 처리를 거듭거듭 다짐하고 있다.
그러나 야당에 그런 논리가 먹혀들 턱이 없다.WTO출범의 세계적 흐름은 인정하지만 쌀시장개방 조건에 대한 수정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채 비준안 처리를 강행하려는 것은 농민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국가보안법 개폐문제도 간단치 않다.金日成조문.主思派등 이념논쟁까지 겹쳐있다.민주당은 최근 일련의 이념논쟁 전개과정에서 상처를 입었다고 생각하고 있다.어떻게 해서든 적극적으로 만회하려들것이다.
민주당 辛基夏총무(광주동)는『新공안통치 문제를 최우선적으로 다루겠다』고 벼르고 있다.보안법을「민주질서보호법」으로 대체해야한다고 계속 주장하고 있다.그러나 여당은 오히려 이 기회에 우리 사회의 사상적 투명성을 확고히 하겠다는 태세 다.본회의장.
각 상임위.국정감사장을 막론하고 뜨거운 논쟁이 벌어질 수밖에 없을 듯하다.
행정구역개편과 남북문제등 內外治 면에서 보인 정부내 정책 혼선도 야당의 공격목표다.정부가 계속 수세에 몰리면 黨政개편의 필요성이 더욱 부각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 모든 쟁점들이 내년도 예산안 편성에 연계될 수밖에 없다.
우리 국회의 고질적 병폐의 하나다.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민주당이 정부의 흑자예산 편성을 지지하고 있다는 점이다.국가예산을 통한 여당의 선심사업을 얼마쯤 차단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것 같다.
야당은 그러나 국방비의 1조원 증액문제에 이미 제동을 걸고 나섰다.예산안 처리과정에서 가장 큰 진통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이번 국회에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법안들이 계류돼 있다.앞으로 정부.여당이 제출할 것도 줄잡아 1백40여건이다.WTO가입에 대비한 후속 법안만도 50건이 넘는다.지난해 정기국회에서통과된 법안이 1백57건으로 최다 법안처리 기록 을 보였다.그기록이 이번 국회에서 경신될 가능성이 높다.
〈高道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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