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환율하락 내년에도 계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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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원고(高) 기조가 일러도 내년까지는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쏟아진다. 28일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이달 18~23일 국내 매출액 상위 600개 회사를 상대로 설문 조사한 결과 '환율 하락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란 응답(47%)이 절반에 가까웠다. 이에 비해 '환율이 올 연말까지 떨어진 뒤 안정된다(32%)'와 '현 수준에서 안정된다(20%)' 는 관측은 '소수 의견'에 그쳤다.

환율 하락은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주요 기업들의 목을 조르는 큰 악재다. 이번 설문 결과 '환율이 계속 떨어지는 바람에 수출 채산성 악화로 힘들다'는 응답(53%)이 절반을 넘었다. 수입 업체나 내수 위주 업체 가운데 '환율 하락이 경영 활동에 도움이 된다'는 곳도 있었지만 10곳 중 한 곳(11%)뿐이었다.

현대경제연구소도 이날 달러화 약세 기조가 내년 하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므로 '장기전'에 대비하라고 충고하는 자료를 내놨다. '서브프라임 위기 이후 달러의 향배:약세의 원인과 전망'이란 보고서를 통해서다.

연구원은 미 주택 경기 침체가 지속될 것이란 우려로 미 통화 당국이 금리를 추가 인하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달러화 약세가 심해질 것으로 관측했다. 그러면서 달러화 약세의 근본 원인으로 2002년부터 급격이 확대된 '쌍둥이 적자(경상.재정수지 적자)'를 꼽았다. 국제 유가 전망 역시 잔뜩 먹구름이다. 대신경제연구소는 "중국.인도 등 신흥 경제 대국의 석유 수요 증가세가 내년에도 멈출 기미가 없다"며 "고유가 상황이 이어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

산업연구원의 전재완 연구위원은 "올 겨울에 지구촌 한파라도 몰아 닥치면 유가가 100달러를 치고 올라갈 가능성은 거의 100%"라고 우려했다. 그는 "추위가 풀려도 중국 등 에너지 수요가 많은 개도국들의 사재기로 유가 강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의 이달석 박사는 "국제 원유 수급이 빡빡한 상황에서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이 아닌 산유국의 유전 개발이 지연될 경우 내년에도 고유가 상황을 피하기 힘들다"고 관측했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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