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리모델링] Q : 결혼 앞둔 20대인데 … 퇴사했다 5년 후 재취업하려 합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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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Q : 결혼을 앞두고 있는 20대 후반의 여성 직장인입니다. 결혼 후 일단 직장을 그만두고 나중에 다시 일을 할 계획입니다. 지금까지는 주로 월급을 저축해 돈을 모았습니다. 보다
효과적으로 자산을 운용하고 싶고 노후도 걱정됩니다.

A : 학습지 교사인 김모(28)씨는 1년 후에 결혼하고 결혼 뒤 4년 정도는 집안일에 집중하기 위해 직장을 그만뒀다가 다시 일을 할 예정이다. 그는 그동안 모은 재산을 앞으로 5년간 효과적으로 불릴 방안과 노후 대비에 대해 문의해 왔다.

#금융자산을 보다 적극적으로 불려라.

김씨는 결혼이라는 커다란 관문을 눈앞에 두고 있다. 결혼 비용과는 별도로 약 6500만원의 여유자금이 있다. 결혼 후 살 집은 이미 마련돼 있어 주택 마련 부담은 없다. 따라서 현재의 자산을 바탕으로 결혼 후 4년간 일을 하지 않을 것에 대비해 자금을 운용해야 한다. 앞으로 현금 흐름이 불확실하고 결혼 후에는 남편의 수입과 재산을 고려해 자산을 운용해야 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목표를 세우기는 힘든 상황이다. 우선 단기 목표를 세우고 최대한 자금을 불려야 한다.

100에서 자신의 나이를 뺀 만큼의 비율로 적극적인 투자를 하라는 말이 있다. 김씨의 나이를 고려할 때 자산의 70% 정도를 주식형 투자에 넣는 것이 좋다. 현재는 안전한 예금·저축에 김씨 자산의 70%가 몰려 있다. 예금자산의 비율을 30% 이하로 줄이고, 투자자산을 70%로 해 재산을 공격적으로 불리는 것이 필요하다.

#결혼 전과 후로 나눠서 자산을 운용하라

김씨는 향후 1년까지의 현금 흐름과 이후 5년까지의 현금 흐름이 다르므로 두 가지로 나눠 자산 운용 계획을 짜야 한다.

우선 내년 4월 만기인 정기예금(신협) 1500만원은 다시 저축하지 말고 해외주식형 펀드에 넣어 투자하는 것이 좋다. 또 앞으로 1년간 적립식 펀드에 나눠 넣으려고 했던 정기적금(농협) 900만원과 자산관리계좌(CMA) 1200만원 등 2100만원은 1년이 아닌 5년으로 기간을 늘려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100만원을 1년에 몰아 적립하는 것보다 5년간 길게 투자한다는 생각으로 나눠서 불입하는 것이 위험 분산 차원에서 더 합리적이기 때문이다.

월수입이 있는 1년까지는 생활비 등을 제외한 월 222만원(급여의 여유자금 187만원+CMA와 정기적금의 월 펀드납입금 35만원)을 연금 펀드와 주식형 펀드에 투자한다. 우선 노후자금 마련을 위해 연금 펀드에 월 42만원을 넣는다. 월 42만원씩 불입하면 김씨는 55세 이후 한 달에 80만원의 연금을 받을 수 있다(연 8% 수익률, 물가상승률 4% 가정). 그리고 남은 180만원은 주식형 적립식 펀드에 투자한다.

펀드 투자 시 국내·해외 비율을 적절히 분산해 투자한다. 해외 펀드도 최근 중국 펀드가 인기를 끌고는 있지만 증시 거품 논란, 중국 경제 정책에 대한 불안감 등 하락 요인이 있으므로 중국뿐 아니라 인도·동유럽·남미로 분산해 투자한다. 향후 1년까지는 해외 펀드에 110만원, 국내 펀드에 70만원을 나눠서 불입한다. 전체적으로 해외와 국내 비중은 7 대 3 정도를 유지한다.

김씨는 결혼 후 남편의 소득 가운데 150만원을 저축할 수 있다고 한다. 이 경우 연금펀드는 그대로 불입하고 80만원은 적립식 펀드에 넣는 것이 좋겠다. 결혼 후에는 불입 가능액이 줄어드는 만큼 해외 펀드에 50만원, 국내에 30만원을 넣으면서 투자비율은 2 대 1 정도를 유지한다.

#5년 후 모인 돈도 적극 투자해라

이러한 방법으로 투자하고 주식형 펀드가 연 10%의 안정적인 수입을 낼 경우 김씨의 자산은 월급 등을 포함해 1년 후에는 9100만원이 되고 5년 후에는 약 1억6000만원이 된다. 김씨는 노후를 걱정하고 있지만 아직은 상대적으로 젊고 연금 펀드에 월 42만원씩 넣고 있기 때문에 별도의 노후 대비 전용 투자에 나서기보다는 1억6000만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 김씨는 5년 후 다시 일을 하겠다는 계획이지만 현재처럼 다시 학습지 교사를 할지 아니면 영어 학원을 운영해 볼지 고민하고 있다.

학습지 교사를 다시 할 경우에는 1억6000만원을 ^펀드 재투자 ^주택 확장 자금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특히 결혼 후 아이가 생기면 이사를 가거나 집을 넓힐 필요성이 커질 것이다. 건물을 임대해 작은 영어 학원을 운영할 경우 현재 금액으로 7000만원 정도가 필요하다. 5년 후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9000만원 정도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학원을 마련하고 남는 비용은 아이의 교육 자금이나 펀드 재투자에 활용하면 된다. 김씨의 경우 남편의 수입과 재산이 어느 정도냐에 따라 재산 형성 판도가 달라질 수 있겠지만 지금까지의 저축 성향을 잘 유지하고 주식형 상품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면 예시한 금액보다 더 많은 재산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리=염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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