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八景정자愛蓮堂 日서 뜯어갔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북한 평양대동강변 大同門부근에 있던 평양팔경중 하나인 愛蓮堂이 1905년께 日本으로 뜯겨져와 明治.大正시대를 대표하는 실업가며 일본민간경제외교의 창시자로 불리는 시부자와 에이이치(澁澤榮一.1841~1931)의 집에 이축됐었다는 사 실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사실은 지난 1년여동안 東京大 객원교수로 일본의 근대조선경제침략사와 관련된 건축자료를 수집해온 金晶東교수(牧園大.
건축학)가 日帝下 시부자와의 행적을 조사하던중 확인한 것이다.
金교수에 따르면 시부자와는 1904년 자신이 대표로 있던 제일은행의 平壤거점 사업전개를 위해 平壤에 임시출장소를 설립했으며 그의 은행 부하들이 이듬해인 1905년께부터 愛蓮堂을 뜯어내 東京교외에 있는 시부자와의 집에 이축했다는 것 이다.시부자와는 생전 東京과 사이타마(埼玉)縣 접경지역에 있는 아스카야마(飛鳥山)공원내의 이 저택에 수많은 외래객을 초대해 파티를 열고 기념사진을 찍었는데 愛蓮堂의 당시 모습은 東京大도서관에 비장돼 있는 그 기념사진첩 속에 들어있다 고 金교수는 밝혔다.
愛蓮堂은 2차대전말기 미군의 東京공습때 시부자와집이 폭격을 당하면서 불타 없어졌는데 현재 공원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이 지역에 대한 비공개 발굴작업이 진행되고 있어 愛蓮堂의 편린이나마 더듬어볼 수 있는 기와.돌기둥.거북석조물등이 발견 되지 않을까기대되고 있다.
金교수는 『병합을 전후해 일본이 우리 문화재를 전국에 걸쳐 무차별적으로 약탈했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하게 됐다』고 말했다.
[東京=郭在源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