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남은 'KS'주자 손학규의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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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중앙일보의 파워엘리트 조사에서 KS(경기고·서울대) 출신은 정·관계, 기업계 등 전 분야의 엘리트 배출 1위를 차지했었다. 17대 국회에서도 유인태·박진·이종걸·이종구 등 (입시를 치렀던) 경기고 출신 의원이 19명으로 출신고별 1위를 기록했다. 15명인 KS출신 의원은 정치권의 최대 학맥이 됐다. 미국에서도 우리의 ‘KS’ 격인 초우트 로즈메리 홀 高-하버드대(존 F 케네디 대통령), 필립스 앤도버 高-예일대(부시 대통령 父子) 등은 그간 정치 지도자의 산실이 되어왔었다.

총리, 장관 등 거의 모든 고위직을 배출했던 KS는 그러나 아직 선출직 대통령과 국회의장을 탄생시키지 못했다. KS의 대선 도전사는 15년에 이른다. 1992년에는 박찬종씨가 본선 4위에 그쳤다. 1997년에는 이회창, 박찬종, 이홍구, 조순, 정대철씨가 뜻을 품었었고, 이회창씨는 2002년까지의 두 차례 본선 도전에서 실패했다.

이번 대선에서도 고건 전 총리가 한때 지지율 1위를 달렸지만 그는 “기존 정당의 벽이 높아 현실정치의 한계를 느꼈다”며 포기하고 말았다.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도 “정치세력화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며 불출마를 택했고 김근태 의원 역시 “대통합 신당의 밀알이 되겠다”며 하차했다.

KS출신 정치인들은 동문들의 이 같은 도전과 좌절을 어떻게 볼까. 이종걸 의원은 “최적의 상황에선 최고의 능력을 발휘하지만 불확실한 미래에 자기 몸을 던져야 하는 결단의 상황을 잘 이겨내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유인태 의원은 “대체로 자의식이 강하고 무리를 하지 않으려 해 삭풍을 뚫고 스스로를 단련시켜 나가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 같다”고 지적 했다.

대통합민주신당의 손학규 경선후보는 유일하게 남은 KS 주자다. “시베리아로 나서겠다”며 신당에 합류한 그는 지난주 조직·동원 경선을 비난하며 칩거 파동을 낳았다.
22일 그는 “앞으로 당의 공식 일정에 참여하고 끝까지 뛰어 승리하겠다”고 신발끈을 다시 동여맸다. 10월 14일까지의 경선 험로를 그가 어떤 식으로 돌파해 나갈지 궁금하다.

▶지난 주
17일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와 12박13일 일정으로 미국 방문
19일 손학규 후보, “조직·동원 경선” 항의하며 TV토론 불참하고 칩거=손 후보는 21일 “캠프 해체하고 자원봉사단으로 선거 치르겠다”며 경선 복귀
20일 민주당 첫 인천 경선서 이인제 후보 1위=조순형·김민석 후보 2·3위
20일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 이사장에 안병직 서울대 명예교수 영입
 
▶이번 주
23일 이명박 후보, 인천 산업현장 방문=근로자들과 오찬
23∼24일 권영길 민노당 후보, 경남 창원지역 방문
27일 대통합민주신당, 광주 대선 후보 연설회
28일 대통합민주신당, 부산 대선 후보 연설회
29일 대통합민주신당, 광주·전남 대선 후보 경선

최훈 정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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