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央盃배구대회뒷얘기-상대엔 공포대상 2m3cm 이영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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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만약 李寧澤(문일고.2m3㎝)의 키가 10㎝만 작았더라도배구선수로서의 인생은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다.
이영택은 국내 남고부 최장신 센터플레이어로 「키의 배구」가 절실한 국내 배구계에 떠오르는 샛별이다.
특히 큰키에서 상대의 블로킹 위로 내리꽂는 스파이크가 일품이며 팀동료인 奇龍一과 콤비를 이루는 철벽블로킹은 상대 공격수들의 공포의 대상이 되고있다.
구로남국민학교 4년때 볼을 만지기 시작한 李는 키에 비해 기본기가 잘 갖춰져 있는데다 큰경기에 나가도 나이에 비해 흔들림이 없는 것이 강점이다.이번 대회 예선과 준결승을 통해 60%의 공격성공률과 10개의 블로킹을 잡아낼만큼 공. 수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가능성을 엿보였다.李는 볼감각이 뛰어난데다 속공플레이와 세기(細技)에 능해 벌써부터 대학감독들이 군침을 흘리고 있다.
기본기.기량면에서 現국가대표 尹鍾一(현대자동차써비스)의 고교시절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영택은 체력.수비를 보완한다면 3년내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수 있을 것이라는게 중론이다.
○…『이사장님 편히 잠드세요.』 제30회 중앙배 중고배구대회에서 여중.여고부를 휩쓴 일신 자매들은 朴宗南이사장의 영전에 영예의 중앙배를 바친 뒤 끝내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중앙배대회 결승전이 열리던 9일 새벽 66세로 타계한 朴이사장(前한국중고배구연맹회장)은 평생을 배구발전에 힘써온 배구계의큰별.지난 79~83년과 87~88년 중고배구연맹회장을 역임했으며 특히 80년대 중반 국내 최장신 공격수 李 鍾敬등 꿈나무들을 위해 사재를 털어 장학금을 지급하는등 배구의 저변확대와 선수육성을 위해 남다른 애정을 보여왔다.
해방과 함께 이리공고에서 선수로 활약,배구와 인연을 맺은 朴이사장은 73년 서울학원을 설립하고 77년에는 일신여상배구팀을창단해 일본.대만의 고교팀과 자매결연하는등 국제교류에도 각별히힘써왔다.
중고배구연맹회장 재직때인 87~88년 일신여상이 1백19연승이라는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수립하자 타교로부터 배구팀해체의 경고성(?)으름장까지 받았던 일은 배구계에 널리 알려져 있는 일화다. 〈金世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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