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과건강>13.자궁내막증-생리통 심하면 일단 의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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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최근 부쩍 많이 나타나고 있는 여성 질환중 대표적인 것이 생리통.성교통.골반통과 불임을 주요 증세로 하는 자궁내막증이다.
◇실체=가톨릭의대 林龍澤교수(산부인과)는『자궁안쪽을 덮고 있는 자궁내막이라는 조직이 생리중에 밖으로 흘러나가 자궁 밖의 다른 위치에 가서 계속 자라는 것이 자궁내막증』이라고 설명했다.생리할 때 자궁내막조직의 세포들이 자궁의 혈관계 나 임파계를통해 다른 장기로 옮겨 가는 것이라는 설명이다.林교수는 『자궁내막이 자궁밖으로 빠져나가면 주로 자궁바깥쪽 뒷부분이나 난소.
난관등에 붙어 자라지만 심한 경우 직장.대장.복막까지 옮아가며,심지어 간.콩팥.폐.늑막.뇌에까지 갈수도 있다』고 밝혔다.
◇증세=자궁내막증이 위험한 이유는 자궁내막조직이 자궁 밖으로흘러가 여기저기에 자리를 잡게 되면 주변에 염증을 비롯한 여러가지 이상을 일으킬수 있기 때문이다.
慶熙大의대 金勝普교수(산부인과)는 『자궁 근처에 자리잡은 내막조직은 생리때마다 이상반응을 일으켜 생리통을 일으키고,염증이생기면서 성교통이나 골반통이 일어난다』고 말했다.심한 사람은 생리가 아닐때도 계속적으로 골반통에 시달리기도 하고 배변시 골반 주위에 통증이 생기기도 한다.
자궁내막증이일으키는 또다른 큰 문제로 불임유발이 있다.林교수는 『자궁내막증이 있다고 해서 다 불임증인 것도 아니지만 30~50%는 불임을 겪을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大의대 文信容교수(산부인과)는 『자궁내막증 환자는 난관이달라붙는 난관유착증이나 자궁내막 세포가 난관에 침범하는 수가 있는데 이때 불임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하지만 불임은 이것외에도 여러 이유가 많으므로 단순하게 생 각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또 林교수는 『임신중일 경우에도 여러가지 악영향을 일으켜 자연유산될 확률이 일반인의 2배가 된다』고 밝혔다.
◇주의할 사람=어떤 여성에게 자궁내막증이 잘 생기는가.高麗大의대 朴容均교수(산부인과)는 『생리때마다 심한 통증이 계속되며성교때마다 참을수 없을 만큼의 통증이 생기거나 이유도 모른채 불임인 사람의 상당수는 자궁내막증일 가능성이■있 으므로 일단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궁내막증은 교육수준과 경제적 수준이 높은 계층일수록잘 생기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며 『10~20년 전만 해도 우리나라에서는 아주 드문 병이었는데 요즘 상당히 많아져 문제가크다』고 했다.
金교수는 『자궁내막증은 초경전과 폐경 이후에는 거의 생기지 않고 무월경인 여성에게서도 발견되지 않으며 5년 이상 생리가 계속 있었던 여성에게서 주로 발생한다』고 말했다.즉 생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연령별로는 25~40세 가 전체의 75%를 차지하는등 한마디로 젊은 여성의 질환이라 할수 있다고金교수는 지적했다.
또 생리주기가 27일 미만일 경우 28~34일의 정상여성들보다 발생위험이 2배나 높다는 보고가 있고 생리기간이 8일을 넘는 장기 생리의 경우는 7일 미만의 정상생리 때보다 발생위험이2.4배나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고 소개했다.
이는 생리이상이 있는 여성에게 자궁내막증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가 된다.
金교수는 『생리통은 자궁내막증의 주증세이긴 하지만 생리통이 있다고 모두 자궁내막증에 걸린 것은 아니다』고 말하고 『다만 생리통이 없는 여성과 비교해 생리통이 자주 있는 사람은 자궁내막증에 걸렸을 가능성이 6,7배나 높다는 연구결과 도 나와있다』고 밝혔다.
◇빈도=자궁내막증은 얼마나 많이 생기는가.林교수는 『임신 가능 전연령층 여성의 2~5%이상,불임여성의 20~40%에서 자궁내막증이 발견되고 있다』고 밝혔다.또 만성적으로 골반에 통증이 있는 사람의 65%가 자궁내막증 때문이라는 보 고도 있다고소개했다.
◇조기치료=朴교수는 『생리통이 심하다든지 성교때마다 격렬한 통증이 있는 경우,또는 골반통에 늘 시달리는 사람들은 다른 원인에서 올수도 있지만 일단 자궁내막증이 아닌가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아울러 원인도 제대로 모 른채 임신이안되는 불임증인 경우 복강경 검사를 해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명확한 이유도 모른채 불임증을 호소하는 환자를 진찰해보면 적지 않은 경우에서 자궁내막증이 발견되고 있다』고 말하고『이런 사람들도 심하지만 않으면 자궁내막증이 치료가 된 다음에는 대개 임신에 성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결혼하지 않은 사람에게도 자궁내막증이 생길수 있는데 상태가 심하면 난관등을 제거하는 수술을 할수도 있어 자칫 영구불임이 될수도 있으므로 조기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자궁내막이 난소 부근에서 자라다가 난소에서 종양을 일으키는 수도 있는데 이때는 암을 치료하기 위해 난소를 잘라버릴 수밖에 없고 이때 다른 쪽 난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불임이 될수가 있다는 것이다.
◇치료=朴교수는『자궁내막증은 정도에 따라 1기부터 4기까지 등급이 있는데 이 등급에 따라 치료방법을 각각 달리 한다』고 설명했다.그는 『치료에는 다노크린 성분의 약을 비롯한 여러 호르몬제등 약을 쓸수도 있고 수술을 하는 경우도 있 는데 레이저나 전기 또는 복강경을 이용해 제거하는등의 간편한 방법이 최근많이 나와있다』고 소개했다.
◇검사=생리통이 심하다든지 명확한 이유없이 불임인 사람등은 복강경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검사는 국소 또는 전신마취후 배꼽 아래쪽을 약간 째서 복강경,또는 골반경이라고 하는 기구를 넣은후 자궁주변의 상태를 점검하면서 자궁내막이 밖으로 나와 자라지 않는가 확인해 보는 검사다. 〈蔡仁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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