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음악회 광주무대 가수.관객 한마음 열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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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광주시민들이『열린 음악회』에서 마음의 문을 활짝 열었다.
15일 저녁 7시 광주 문예회관에서 열린 KBS-1TV『열린음악회』 녹화현장은 무대와 관객이 하나가 된 열광의 무대였다.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광주 시민들은 공연이 시작되기 훨씬전인 오후 5시30분부터 문예회관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입장이시작된 6시쯤 문예회관 앞에는 벌써 5백여명의 인파가 모였으며불과 30분만에 1천7백30석의 객석은 꽉 차 버렸다.지난달 처음으로 지방에서 열린 부산공연때보다 더한 열기였다.
이 시간이후 공연장을 찾아온 관객들은 입장에 적잖은 어려움을겪어야 했다.주최측이 몰려드는 입장객들을 분산시키기 위해 중간중간 입장을 중단시켰기 때문이다.이때문에 입장객들과 관리요원들사이에 한바탕 승강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입장한 관객은 2천5백여명.광주문예회관이 생긴이래 처음으로 기록한 만원사태였다.이때문에 8백여명은 객석과 객석사이에신문지를 깔고 자리를 잡아야 했다.
KBS광주총국의 김성옥 총국장은『워낙 입장권을 찾는 사람이 많아 한사람에 1장씩만 배부했는데 표를 구해달라는 청탁전화가 쇄도해 업무가 곤란할 지경이었다』고 열기를 설명.
『유리창엔 비』의 가수 고병희와 어린이 합창단의『도미니크』를시작으로 막을 올린 공연장의 분위기는 소극장 무대를 연상케할 만큼 화기애애했다.
관객들은 어린아이에서부터 할아버지.할머니까지 다양했으나 한가족처럼 손뼉을 치고 노래를 따라불렀다.무대에서 멀리 떨어진 객석뒤쪽에 있는 관객들중에서도 그냥 구경만하고 있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가족적인 분위기를 고조시키기 위해 광주시민들의 무대도 마련됐다.광주 지역 근로자대표로 국소남씨(금호타이어 근은)가 아마추어라고 믿기지 않은 가창력으로『엑소더스 송』을 불러 박수갈채를받았으며 전남대 교수인 소프라노 정애련씨와 바리 톤 임해철씨도모습을 보였다.
객석에서는 웃음소리도 그치지 않았다.특히 김국환이 무대에서 내려와 올림픽 레슬링 금메달리스트 김원기씨부부와 인터뷰를 하던중『예절의 고향인 이곳 예향 광주에서…』라고 실언을 하자 객석에서는 폭소가 터졌다.
공연분위기는 마지막으로 등장한 인순이가 광주의 노래인『여기가어디냐』를 부를때 절정에 달했다.
『여기가 어디냐 꿈속에 그리던 곳,꿈을 버리고 무엇을 찾아 나 여길 떠났던가,정든 내 땅 다시 보자 눈물이 앞을 가리네….광주 광주 다시보자 내 어찌 너를 잊으랴.』 광주지역 사람들의 애향심을 담은 이 노래를 부르며 인순이는 열광하는 관중들의환호에 취해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회사친구들과 함께 온 관객 고수용씨(25.여.광주시광산구우산동)는『평소에 TV에서 자주 봤는데 공연분위기가 이렇게 편하고가족적일 줄은 몰랐다』면서『앞으로는 지방에서도 이같은 공연이 자주 열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공연은 20일 저녁 7시 KBS-1TV를 통해 방송된다. [光州=南再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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