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내가보는 서울-안청시 서울대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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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지금 한반도 주변상황은 어떠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보시는지요. 『1백년전의 개혁상황과 유사한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외세의 압력이 거세져 국경없는 신시대가 열리고 있습니다.우리로서는 제2의 개국과도 같은 형국이며,국제화의 원년기라 할수 있지요.그러나 1백년전과는 다릅니다.산업화가 가속화돼 경제 적으로 힘을 느낍니다.』 -세기말인 지금의 시기를 어떻게 보십니까. 『한마디로 지식과 정보가 생산과 사회관리를 지배하는 시대지요.경제.무역전쟁은 이미 시작됐고,세계는 하나의 생활공동체가 되고 있습니다.다시말해 전세계가 자본주의 단일체제로 가고 있는겁니다.이 조류속에 세계경제의 중심이 대서양에서 태평양으로 이동중이며,서울은 이 지역의 핵심으로 떠 오르고 있습니다.』 -과거 서울의 功過를 논한다면.
『서울은 과거 국내 개혁에 공헌하지 못했습니다.서울이 다른 도시의 기능까지 모두 흡수해버려 다른 도시들이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게 했지요.결국 다양하고 균형적인 발전에 걸림돌이 된 겁니다.그러나 서울이 한국의 정치.경제 중심지로서 근대화의 견인차 역할을 해 온건 사실입니다.』 -개방시대를 맞아 서울이 준비해야 할 것이 있다면….
『서울은 싫든 좋든간에 동북아시대의 구심적인 역할을 맡게 될겁니다.중국과 러시아가 시장경제속에 편입되고 북한도 개방을 선택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앞으로 시베리아나 중국 연해주 등 미개척지를 개발하려면 자연스레 서울을 거치게 되어 있습니다.서울은 동경.홍콩의 교통체계등이 옮겨올 것에 대비해야 합니다.』 -서울의 바람직한 미래상을 말씀해 주세요.
『시민들이 떠나는 도시가 되면 안됩니다.국제적으로도 경쟁력을잃고 말지요.서울은 앞으로 개인.문화생활이 존중되고,교통.환경.주택면에서 쾌적한 도시로 만들어야 합니다.지금까지 추구해온「소유가치」보다「존재가치」에 비중을 두고 서울을 건설해야 된다는뜻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우선 시민정치가 살아나야 합니다.과거에는 서울의 안보문제 때문에 국제화에 소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앞으로 서울의 건설을 분단시대의 논리에 얽매일 것이 아니라 통일수도로서,국제도시로서 기능을 다하도록 도시행정체제와 기반시설 을 다시 짜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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