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 "특수 잡기" 텐트 고기능·대형화 바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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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여름휴가철이 본격화하면서 텐트업계의 판촉경쟁이 뜨겁게 불붙고 있다.
경제적 여유가 많아지면서 야외로 휴가를 떠나는 사람이 많아졌고, 소비자들이 찾는 텐트도 점점 고급화해 텐트시장은 최근 2∼3년 사이 연간 10%이상 성장, 올해는 7백억원대 시장으로 커졌다.
텐트시장은 코오롱상사·화승·국제상사 등 3대 대형 종합 스포츠용품 업체들이 막강한 유통망을 토대로 소비자들을 직접 공략, 전체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재래시장 등 도매상을 중심으로 팔아온 삼진스포츠·한진레포츠·천마스포츠 등 7∼8개 전문브랜드 업체들이 혼전을 벌이고있다.
여기에 작년부터 텐트수출이 부진해지면서 진웅·쟈칼 등3∼4개 수출 전문업체들도 내수시장 공략에 나서 열기를 더해주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판촉전략도 크게 차이가 나 업계 관계자는『브랜드 이미지가 높은 업체들은 제품의 기능을 내세우고, 인지도가 비교적 낮은 업체들은 싼 가격에 경품까지 끼워 파는 등 올해는 유·무명 브랜드간에 판촉 전략의 차별화 양상이 더욱 뚜렷해졌다』고 밝혔다.
올해 텐트의 가장 뚜렷한 특징은 자가용 여행자가 늘고「텐트는 잠만 자는 곳이 아니라 다양한 활동공간과 기능을 제공하는 곳」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대형화·고기능화 하고 있는 점.
여태까지 공간이 하나인 것이 보통이었으나 올해는 텐트내부 중 안방·침실을 분리한 캐빈·통나무집 형태가 많아졌다.
또 신소재를 이용, 무게는 가벼워진 반면 내구성은 크게 강해진 텐트나 환경피해에 관한 사회적 관심을 반영한 자외선차단 처리기능 부착 텐트 등 고기능 텐트들이 잇따라 선보이고있다.
이 같은 추세에 따라 국제상사는 텐트밖에 치는 플라이 원단에 자외선 차단제를 합성시켜 자외선 차단효과를 높이거나 출입문 내부에 자체 개발한 안전 잠금 장치를 달아 외부인의 침입과 도난방지 기능을 갖춘 텐트 등을 내놓고 있다.
국제상사는 이 같은 신제품에 힘입어 올해는 작년보다 40%늘어난 70억원 정도의 텐트판매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화승은 텐트 내부공간을 가능한 한 넓히고 방수·통풍성을 강화한 대형텐트를 주력상품으로 내놓고 있으며, 코오롱 상사는 폴리에스터 원단을 쓰거나 다른 사람이 밤중에 폴에 걸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폴에 주의표시를 한 텐트 등을 선보이고있다.
특히 작년에는 국내 텐트업계의 터줏대감인 코오롱 상사가 창업19년만에 처음으로 지난88년 참여한 후발업체 국제상사에 빼앗긴 실지회복을 위해 올해는 각종「창업 20주년 기념행사」를 벌이며 강력한 반격작전을 펴고 있다. 대형 업체들은 이와 함께 휴가기간에 전국해수욕장 곳곳에 자사텐트 소지자를 위한 무료 야영장을 개설하고 업체마다 텐트를 무료 수선해주거나 셔츠를 나눠주는 등 서비스·홍보경쟁을 벌이고 있다. (주)화승은 낙산·몽산포 해수욕장 등에, 국제상사는 경포대·망상·몽금포·상주·송호리 등 5곳에, 코오롱 상사는 양양에 무료야영장을 연다.
국제상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밤중에 방범까지 서는 등 모든 서비스가 제공되기 때문에 여성 등 고객들이 상당히 좋아한다』며『장기적인 고객확보에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대형업체에 비해 자금·유통망이 크게 약한 전문업체들은 대형업체 제품보다 10∼50%까지 싼 제품을 내놓거나 그물 침대·배낭 등 10여가지의 사은품을 제공하는 등 저가·물량공세로 맞서고있다.<오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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