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사이버 '독도대전'… 日총리 망언에 네티즌들 발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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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인터넷이 발칵 뒤집혔다. 일본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총리의 '독도 발언'으로 촉발된 한.일 간 감정싸움이 인터넷상에서 양국 네티즌 간 '사이버 대전(大戰)'으로 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일본 총리의 발언이 전해진 10일 새벽. 국내 네티즌들은 '개고기나 즐겨 먹는 국민' 등 한국인을 비하하는 내용과 합성 사진을 담고 있는 일본의 사이트 'K국의 방식'(http://kanokuni.hp.infoseek.co.jp)과 2CH(www.2ch.net)의 공격에 나섰다. '사이트 공격'이란 특정 프로그램을 이용해 상대방의 사이트에 필요 이상의 과부하를 발생시켜 접속을 마비시키는 것.

이에 일본 네티즌들도 국내 사이트에 대한 반격에 돌입했다. 일본 공격의 선봉에 선 국내 사이트를 같은 방식으로 집중 공략, 이 중 일부가 한때 접속 중단 사태에 빠졌다.

사이버 전쟁이 치열해지면서 인터넷을 타고 각종 격문도 떠돌고 있다. 국내 여러 사이트와 커뮤니티 등에는 시간대별로 작전 상황 보고와 향후 대책 등을 논의하는 인터넷 '전시 사령부'가 차려지기도 했다.

일본 측 사이트에도 "다케시마(竹島)를 잊지 말라"는 등의 선동문이 줄을 잇고 있다.

사이버 대전에 나선 국내의 한 네티즌은 "독도는 엄연히 우리 영토다. 일본이 한국인을 비하하는 비상식적 행동 때문에 '전투'에 나선 것"이라고 밝혔다. 양국 네티즌들은 상대국을 비난하는 사이트를 찾아내 비방글을 무차별적으로 올리거나 사이트 자체를 무력화시키는 전략으로 장기전을 벌일 태세다.

배노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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