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생활도서관|주민·근로자에 문 "활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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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고려 대 총학생회가 운영하고 있는「생활도서관」이 개관 3년이 넘어 고대 생들의 독서· 학습 중심지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이 도서관은 ▲신간서적을 제때에 갖추지 못하고 ▲학생들이 책을 빌리는데 그 내용을 보고 빌릴 수 있도록 개방돼 있지 않으며 ▲일반인이 이용할 수 없는 기존 대학도서관의 단점을 보완,「학생들에게 가까운 도서관」을 만들자는 취지에서 90년 5월 문을 열었다.
특히 학생들이 높은 관심을 갖고 있는 진보적 책들을 제때에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요구가 생활도서관을 열게 하는 직접적인 동기로 작용했다.
학생회관 1층에 있는 생활도서관은 현재 70여 석의 좌석에 3만여 권의 장서를 소장하고 있으며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관하고 둘째·넷째 일요일을 제외한 공휴일에도 문을 열고 있다.
개관당시 문과대 지하의 좁은 휴게실에서 1천 7백여 권의 학급문고(?)수준으로 시작한 이 도서관이 지금의 규모로 성장한데는 이 도서관을 아끼는 재학생들의 노력과 졸업생 등 선배들의 도움이 컸다. 혼자 보던 책을 학우들과 함께 읽기 위해 기증하는 학생이 늘어났고 졸업하는 선배들도 학창시절 모은 책들을 기증해 왔다.
학생들 중 지원자가 운영위원이 되어 관리하고 있는 생활도서관은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전면 개가식이며 자격 제한 없이 재학생뿐만 아니라 타교생·일반인등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현재 이 도서관의 대출 증을 가진 사람은 3천 1백여 명으로 이 가운데 3백여 명이 타 학교학생과 일반인이다.
일반인중에는 책과 가까이 지내는 이웃 주민이나 책을 사기 어려운 근로자들이 많이 포함돼 있다. 요즘 이 도서관 이용객 수는 하루평균 3백여 명(방학기간에는 2백 명). 지난해엔 연9만여 명이 이용했으며 매년 대출 증 소지자가 1천여 명씩 늘어나고 있다.
또 이 도서관은 비정기적으로 신간소개, 서평, 도서관에 대한 학생들의 의견 등을 실은 소식지를 발간해 이용자들과의 대화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고「책의 해」를 맞은 올해는 이용자들의 독후감을 공모하고 좋은 책을 많이 읽은 사람에게「독서인 상」도 수여할 계획이다.
생활도서관 제4대 관장인 김규환 군(26·한문 3)은『이 도서관이 이용자들에게 단순히 책 읽는 장소가 아니라 바른 정보를 제공하는 정보센터로 자리잡도록 하겠다』며『이용자 중심이 아니라 대학당국의 관리중심으로 되어 있는 우리나라 대학도서관 운영제도는 하루 빨리 고쳐져야 한다』고 말했다. <윤석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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