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살리자 종교계도 동참-31일 유림회관서 환경윤리선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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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우리나라 6대 종단이 참여하는 종교계 환경보호장전이 31일 선포된다.
『오늘 우리는 우리 자신이 만들어 놓은 문명에 의해 자멸할 위기에 처해있습니다』로 시작되는 「환경윤리종교인선언」(이하 선언)은 그동안 종단별로 추진돼온 환경보호운동이 쓰레기분리수거 등 환경캠페인에 그쳐 종합적인 세계관에 근거한 환경윤리가 부재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선언」은 네가지 기본윤리를 게시, ▲물질의 집착에서 벗어나 정신적 풍요를 중시하는 삶 ▲인간 중심적 사고에서 자연과의 조화를 중시하는 삶 ▲한정된 지역적 사고에서 범세계적인 사고로의 전환 ▲우리 세대만의 생각에서 벗어나 미래세대를 함께 하는 삶으로의 전환 등을 요지로 하고있다.
종교인들은 이 선언에서 정부와 정치가는 올바른 환경정책을 수립, 시행하여 시민들의 쾌적한 삶을 위해 봉사해야 하며 기업 역시 환경파괴를 지양하고 환경보전에 기여하는 기술개발을 위해 노력해줄 것을 제언하는 한편 종교단체와 교육자는 시민·학생들의 환경교육을 위해 힘을 다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선언이 선언 자체로만 그친 채 실천되지 않을 것을 우려. 각 종단은 자체적으로 실천강령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한 관계자는 밝혔다.
이번 환경윤리종교인선언은 기독교·불교·원불교·유교·천도교·천주교(가나다순)의 최고지도자들이 참여하고 있는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가 지난달 6일 젊은 환경관계인사들로 실행위원회를 구성, 열차례에 걸친 윤독과정을 거쳐 완성한 것으로 김몽은대회장은 『선포일에 있을 대회의 모습도 새 정부출범이후 갈등관계에 있는 범종단이 참여한「근래 드문 사건」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31일 오후3시 환경주간 첫날 유림회관(성균관대구내)에서 가질 선언대회에서는 6개 종단의 경전이 한자리에서 봉독되고 임운길 천도교총무원장과 김성수 성공회한국관구장의 설교, 서의현 조계종총무원장의 법어 등이 이어질 예정이다.
또 조계사보음합창단과 산타다리아-빈센시오합창단이 공동출연,「청산에 살리라」를 합창하며 김지하시인이 나와 공해관련 시2편을 직접 낭송한다.
김대회장은 이번 대회가 인류의 최대 당면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평소 경쟁관계에 있는 국내 여러 종교가 단합된 모습을 보여준다는데 커다란 의의가 있다고 강조하면서 선언문 서명자도 각종단대표 2명씩에 대회준비위원회 회장단을 포함, 21명이 참여했다고 밝혔다.
선언문 서명자는 강원룡·김경수·김광욱·김남수·김대거·김몽은·김삼룡·김성수·김수환·김인철·김판영·백남익·서의현·성철·오익제·이윤구·이홍파·임운길·임진창·전팔근·최창학씨 등이다.
한국종교인평화회의는 6개 종단대표가 모여 지난 86년10월 발족됐으며 89년에는 3·1운동70주년을 기념해 남북화해종교인선언대회를 개최한바 있다.
상설기구로 서울평화교육센터를 설치, 현재는 김삼룡 원광대총장(원불교)이 이사장으로 있고 한일종교인환경심포지엄을 지난3월 개최해 환경문제에 대한 종교인의 관심을 높이는데 구심점 역할을 했다.
평화회의는 이번 대회를 계기로 각 종단 환경단체실무자를 중심으로 산하에 환경위원회를
두어 정기적인 정보교환을 하는 한편 필요에 따라 연합적인 실천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김대회장은 밝혔다. 【방인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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