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REALESTATE] 인천은 공사 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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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송도국제도시 조감도

4855대 1, 1621대 1. 로또 당첨 확률이 아니다. 최근 인천 지역에서 분양된 오피스텔(더 프라우)과 주상복합아파트(포스코 더 샾) 청약경쟁률이다. 이처럼 요즘 인천 부동산 시장이 뜨겁다. 기존 집값과 땅값도 들썩인다. 개발 호재가 많아서다. 하지만 인천의 경우 주택보급률이 107%나 돼 공급과잉 우려가 나오기 때문에 묻지마 투자는 조심해야 한다.

 ◆개발 비용만 83조원=최근 인천광역시의회가 작성한 인천지역 개발사업 현황 자료에 따르면 인천 345곳 207㎢에서 개발사업이 진행 중이거나 예정돼 있다. 인천 땅 958㎢의 5분의 1이 공사현장인 셈이다. 개발에 들어가는 돈만 83조원에 달한다. 경제자유구역인 송도·청라·영종 지구는 국제 금융업무 시설과 레저·주거 시설이 어우러진 자족 도시로 개발될 예정이다.

 특히 송도의 경우 151층의 인천타워와 국제학교·국제병원 등도 들어설 계획이다. 서구 마전·당하·원당·불노동 일대 1123만㎡은 17만 명이 사는 검단신도시로 개발된다. 기존 시가지 정비사업도 서구 가정오거리·남구 학익동 등 인천 전역 218곳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새 길을 만드는 공사도 여러 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등 새 도로 38개와 철도 7개 노선 등이 새로 뚫린다.


 ◆재개발 지분값 껑충=지난 10일부터 한화건설이 분양한 남동구 고잔동 에코메트로2차(4226가구)에는 2만 명이 청약을 신청했다. 2269가구에 대해 일반 청약을 받은 114㎡는 최대 9대 1의 경쟁률 속에 인천 지역 1순위자 모집에서 청약을 마감했다. 지난달부터 계약서를 접수한 남구 학익동 풍림 엑슬루타워(707가구)의 경우 최근 계약률이 90%를 넘었다.

 훈풍은 기존 주택시장에도 불고 있다. 인천시가 지난해 8월 지정한 재개발·재건축 예정지(도시정비계획구역·125곳) 내 지분값(새 아파트를 받을 권리)이 큰 폭으로 뛰고 있다.
 부평4구역의 대지 지분 23~26㎡짜리 다세대주택이 현재 ㎡당 303만원(평당 1000만원)선에서 거래된다. 1년 전만 해도 ㎡당 100만~121만원 선이던 매물이다. 부평동 케이에스공인 권오헌 사장은 “재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 오른 가격에도 매물을 구해달라는 수요자가 많다”고 전했다. 남동구 간석1, 2동 일대의 23~26㎡짜리 다세대주택 역시 지난해 ㎡당 100만원에서 최근 300만원으로 급등했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분양가보다 싼 급매물이 나왔던 남동구 구월동의 구월주공 재건축 아파트(8934가구)도 다음달 초 입주를 앞두고 분양가 대비 3000만~1억1000만원의 웃돈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 구월동 대한공인 김종은 사장은 “인천 구도심이 새롭게 거듭나고 있는 데다 새 아파트 분양가도 높아지고 있어 오름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땅값도 들썩인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의 선수촌 예정지로 거론되는 선학동 일대 그린벨트의 경우 지난해 ㎡당 84만~90만원이던 토지가 최근에는 200만원대에도 매물이 없다.

 ◆인천 주택수 절반 쏟아져=청라지구와 검단신도시 등에서 아파트 분양이 잇따른다. 이르면 9월부터 송도·청라·영종 등 인천 지역 경제자유구역에서 분양되는 아파트에 대해선 지역거주자 우선공급 물량이 현재의 100%에서 30%로 대폭 축소된다. 이에 따라 서울과 경기 지역 거주자도 인천경제자유구역에서 분양되는 아파트에 청약할 수 있게 된다.

 송도·영종·청라 지구에서는 2020년까지 아파트 15만 가구를 포함해 총 18만 가구가 새 집주인을 맞게 된다. 또 도심 재개발 사업 등으로 11만 가구, 검단신도시에서 5만6000가구가 새로 지어진다. 인천 지역 총주택 수 72만3600가구(2006년 말 기준)의 절반에 해당하는 새 집이 쏟아지는 것이다. 일부에선 인천시가 외자 유치 등 개발 재원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을 들어 송도 등이 거창한 개발계획과는 달리 아파트만 가득한 베드타운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함종선·황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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