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필립스LCD 1년 만에 웃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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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에 이어 LCD 분야도 ‘불황의 늪’에서 탈출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LG필립스LCD(LPL)는 올 2분기에 연결실적 기준으로 15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고 10일 밝혔다. LPL이 흑자를 낸 것은 지난해 1분기 이후 처음이다. 이 회사는 지난 1년 동안 매분기 1700억~370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봤다. 2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늘어난 3조3550억원으로 분기별 실적으로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를 빼기 전 이익(EBITDA)은 8500억원, 순이익은 2280억원으로 집계됐다.

 LPL이 적자에서 벗어난 것은 원가 절감 노력이 결실을 보고 있고, LCD 패널 가격도 강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올해 초 취임한 권영수 사장은 명예퇴직을 비롯한 구조조정 작업에 착수했다. 또 기술 개발을 통해 1분 걸리던 파주 7세대 라인의 패널 제조(투입한 원판이 패널로 나오는) 시간을 50초로 줄였다. 권 사장은 “면적당 원가가 1분기에 비해 12% 정도 줄었다”고 말했다.

 때맞춰 패널 가격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1월 90달러에서 3월 82달러까지 떨어졌던 14인치 패널 가격은 4월 87달러, 지난달에는 91달러까지 올랐다. 4월 298달러까지 내렸던 32인치 패널도 지난달 310달러로 올랐으며 연말까지 32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한 해 동안 LCD 패널 가격이 20% 이상 내린 것과 비교해 보면 최근 가격이 얼마나 강세인지 분명해진다. 노트북과 LCD TV 수요가 크게 늘 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LPL 등 LCD 업체의 실적 호전은 하반기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증권업계에서는 1분기 2조8400억원 매출에 700억원 흑자를 기록한 삼성전자 LCD총괄은 2분기 4조원 가까운 매출에 3000억원을 넘나드는 흑자를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13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LPL도 3분기에는 영업이익률이 10%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권 사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증권거래소에서 기업설명회를 열고 2009년 상반기 양산을 목표로 8세대 투자에 나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올해 설비투자에는 애초 계획대로 1조원을 투입할 것이라고 재확인했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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