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기자실 전면 업그레이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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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미국 백악관 기자실(프레스룸)이 11일 새로 탄생한다. 백악관은 지난해 8월 낡은 시설을 교체하고 국민에 대한 홍보 서비스도 향상시키겠다며 기자실 단장 작업에 착수했다. 그 전의 기자실은 쥐들이 자주 출몰할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다.

11개월 동안 개조 작업을 하는 데 들어간 공사비는 800만 달러(약 74억원)로, 이 중 200만 달러는 백악관에 출입하는 언론사들이 부담했다.

새 기자실엔 기자들을 위한 49석의 좌석이 배치돼 있다. 의자는 모두 가죽으로 만들어졌다. 또 인터넷과 전화 등의 기능도 대폭 향상됐다. 기자실에 깔린 인터넷.전화 케이블 길이는 570마일(약 917㎞)이라고 한다. 이에 따라 기자들의 기사 송고, 영상.음성 자료와 사진 전송이 한층 편리해졌다는 게 백악관 측의 설명이다.

백악관 대변인을 비롯, 정부 관리들이 브리핑을 하는 단상 뒤에는 2개의 45인치 평면 스크린이 설치됐다. 또 30년 된 낡은 에어컨 시설도 새것으로 바뀌었다. 취재 환경이 쾌적해진 것이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11일 오전 새 기자실 개장행사에 부인 로라 여사와 함께 참석한다. 그는 테이프 커팅을 한 다음 백악관이 기자실을 개조한 취지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백악관 기자실은 1969년 리처드 닉슨 당시 대통령이 백악관 서관(West Wing)의 실내 수영장을 57만4000달러를 들여 개조한 데서 출발했다. 당시엔 라운지 형태의 '웨스트 테라스 프레스 센터'를 만들었다. 그걸 81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브리핑룸 스타일로 바꿨다.

조셉 하긴 백악관 부비서실장은 "새 기자실이 호화로운 건 아니다. 우리는 전압을 올리는 등 필요에 따라 그렇게 바꿨다"고 말했다. 그러나 워싱턴 포스트는 9일 "기자실 시설이 너무 좋아 지금까지 백악관 로즈가든이나 동관에서 주로 기자회견을 했던 부시 대통령이 앞으로 모든 회견을 기자실에서 할지 모른다고 일부 기자들이 우려한다"고 보도했다.

워싱턴=이상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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