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는 의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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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사회 일각에서 의사를 보는 눈이 곱지만은 않다. 이들이야말로 골프 등 고급 사교운동을 즐기는 부유층으로만 생각한다. 그러나 의사만큼 자신의 자질 향상을 위해 일생을 두고 공부해야 하는 전문직도 없다.
현대의술은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으며 최근 지식 습득에 조금만 소홀해도 일류의사 대열에서 뒤떨어진다.
의학적 지식의 반감기는 5년이라고 한다. 즉 의과대학에서 배운 지식이나 기술의 절반이 5년 이내에 못쓰게 된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졸업 후에도 계속 공부하지 않고 묵은 지식이나 기술을 환자들에게 적용하는 것은 사회에 대한 죄악이고 환자에게 범죄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나 다를 바 없으며 이를 용인하는 단체는 범죄를 방조하는 것이라 인식되고 있다.
그러기에「의학은 생애교육」이라고 해서 의과대학을 졸업하거나 전공의 과정을 마침과 동시에 모든 의사는 연수교육프로그램에 들어가게 된다.
83년이래 대한의학협회는 전국적인 조직망을 통해 일선 의료인들의 연수교육을 관리하기 시작했고 최소한 1년에 15시간 이상 교육을 의무적으로 받도록 법으로 정하고 있다.
한마디로 대학이나 연구소에 근무하는 의사만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지역사회 의사들은「공부하는 의사」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최근 집계된 조사에 따르면 91년 연수교육 프로그램에 참가한 의사가 90%에 달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의과대학 재학 때부터 평생 학습을 몸에 익히도록 하기 위해 자율적 학습을 위한 동기 유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국민들의 건강과 생명을 맡는 의사는「공부하는 의사」가 되어야 한다는 것은 국민들의 요구인 동시에 의사로서 기본적인 의무다.
의사들의 연수교육을 위한 방법은 전세계적으로 여러 가지 개발되고 있으며 미국에선 교육 관련 경비의 면세 등 세제혜택 등이 부여되고 있다. 따라서 설혹 불가항력적인 의료사고가 생겼다 하더라도 담당의사가 연수교육을 통해 열심히 공부하는 의사임이 확인되면 무죄로 판결되는 판례조차 나오고 있다. 최근국내에서 의료사고로 의사가 입건되는 일이 많은데 공부를 열심히 해서최선을 다하는 의사라면 마구잡이로 감옥에 집어넣거나 입건하지는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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