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루트연주의 "이색실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플루트연주자들의 개인 리사이틀이 비슷한 레파토리의 독주회로 국한돼 있는 것에 식상, 뭔가 색다른 시도를 해보고 싶었습니다. 다양한 형식을 가진 4회 연속 음악회라는 나의 실험적 시도를 통해 일반인들에게 플루트가 어떤 것인지를 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합니다.』
국내 최초로 음악회 형태를 달리 한 4회 연속 개인리사이틀을 기획, 2월 9일 예술의 전당에서 첫 무대를 여는 문록선씨(38·경희대·서울예고 강사)는『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아 두려움도 크다』며 조심스러워 한다.
그가 오는 11월의 무대까지 10개월에 걸쳐 엮어 갈 연속 음악회는▲플루트와 피아노를 위한 20세기음악(2월 9일 오후7시 예술의 전당 리사이틀 홀)▲플루트와 실내악(5월 13일 오후7시30분 예술의 전당 리사이틀 홀)▲플루트 듀오콘서트(9월 6일 오후7시30분 예술의 전당 리사이틀 홀)▲플루트와 춤(11월 11일 오후7시 예술의 전당 리사이틀 홀)등.
플루트 독주회 형식의 첫 음악회는 레퍼터리를 미요·메시앙·뮤진스키·보차·플랑 등 20세기 음악으로 국한함으로써 바로크시대 음악에서 시작, 고전·낭만시대 음악으로 끝나는 일반 음악회의 시대 사조 탈피를 꾀하고 있다.
실내악 형식의 두 번째 음악회는 악기 대 악기의 개념으로 구성, 플루트와 다른 악기의 교감을 통해 플루트의존재 확인을 꾀하는 것. 클라리넷(권록현)·타악기(최경환)·성악(고선미)등 이 각각 플루트와 함께 무대에 서게 된다.
플루트와 춤의 만남을 시도한 네 번째 무대는 가장 실험성이 강한 음악회. 플루트독주 또는 2중주나 첼로·바이올린과 함께 하는 실내악 연주에 맞춰 바로크시대 정신을 살린 신상미씨의 현대무용이 펼쳐지게 된다.
그가 이 연속 음악회를 구상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여름. 천편일률적인 음악회에서 벗어나는 방법으로 자신을 구심점으로 음악세계를 살펴보기로 했던 것.『3년 전 독주회를 왜 하느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답변할 수 없었던 것이 계속 마음의 짐이 됐다』는 그는『협연 자 교섭, 공연장 대여, 경제적 문제 등 어려움이 산적했지만 플루트를 통한 나의 확인작업으로 꼭하고 싶었다』며 웃는다.
문씨는 서울대음대·대학원 및 로테르담 컨서버토리를 졸업, 서울 시향을 거쳐 현재 주목받는 전문 연주자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홍은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