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50세 된 남성이다. 잠자다 일어날 때 의식은 일어나야겠다고 생각하나 눈을 뜰 수 없고 고함도 질러지지 않으며 잠을 깨기가 고통스럽다. 이때 옆에서 몸을 건드리거나 몸의 일부를 움직이면 겨우 어렵게 잠을 깨게 된다. 이런 증상은 19세 때부터 시작, 계속됐는데 심할 땐 2∼3일에 한번, 심하지 않을 땐 몇 달에 한번씩 나타난다.
(답)증상으로 보아 수면마비 증으로 생각된다.
수면은 얕은 잠에서 깊은 잠까지 4단계로 이뤄져 있고 깊은 잠인 4기가 끝나면 꿈꾸는 시기의 수면, 즉 렘(REM : Rapid Eye Movement)수면이 따라와 이것이 한 주기를 이루게 된다. 이 주기는 약 90분 간격으로 하루 밤에 4∼5회 반복되는 것이 일반적인 수면패턴이다.
수면마비 증은 렘수면상태에서 갑자기 정신만 번쩍 깨고 신체는 수면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해 생겨나는 증상이다. 정상의 경우 잠을 깰 때는 렘수면에서 단계적으로 얕은 잠을 거쳐 각성 상태가 된 뒤 깨게 된다.
렘수면에서는 혈압·호흡 등 생리 현상이 드러매틱하게 변해 있고 특히 몸을 움직이는 근육의 긴장도가 확 떨어져 있다. 예컨대 꿈속에서 주먹으로 때려도 실제로는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 것도 바로 렘수면에선 근육의 긴장이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몸이 잠에서 깨어날 준비가 안돼 있는 렘수면에서 잠을 깨면 몸은 마음과 달리 근육의 긴장도가 떨어져 있어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다.
이 같은 수면마비 증은 기면 병(전신의 힘이 떨어져 잠자는 상태와 같이 됨)과 같은 질환이 원인이 돼 생겨날 수 있고 질병 없이도 생겨날 수 있다. 기면 병이 있을 경우 수면마비증세 외에 졸리고 몸에서 갑자기 힘이 빠지는 증상 등 이 동반된다.
치료를 위해서는 우선 원인이 정확히 진단돼야 하므로 수면다원검사를 받아야 한다. 이는 잠자는 동안 뇌파, 안구의 운동, 턱 근육의 긴장도, 심전도, 호흡 등 다양한 검사를 하는데 국내에선 일부 대학병원에서만 실시할 수 있다.
특별한 질환이 원인이 아니라면 렘수면을 억제하는 약물로 증상을 없애는 치료를 하며 기면 병일 경우도 약물로 치료한다. 【정리=문경난 기자】문>
수면마비|정도언 교수<서울대 의대·정신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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