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지경 국회'… 저무는 2003] 선심 예산 '슬쩍'… 심의는 '대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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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 수정된 내년 예산안은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이 표류하면서 막판에 관련 예산이 빠지는 바람에 기형적인 모습이 됐다.

여기에다 이라크 파병에 따른 비용과 사회간접자본(SOC) 건설 예산, 중소기업 예산이 추가되면서 국회가 수정한 예산이 1975년 이후 처음으로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보다 많아졌다.

한.칠레 FTA 관련 농민피해 지원금 7천5백억원은 비준만 되면 내년에 추가 편성을 통해 예산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 예산 변동=이라크 파병에 따른 비용으로 2천7백44억원이 책정됐다. 또 SOC 예산은 1천2백48억원이 순증했다. 전주~광양, 대전~당진 등 11개 노선 고속도로 건설 지원 출자, 미시령 접속도로 등 지방도 5개 노선 1백30억원 등이 추가됐다.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예산도 1천6백억원이 늘었다. 선거 공영제 실시에 따른 예산 1천억원이 예비비로 편성됐고, 태풍 '매미' 피해에 따른 지원금 1천억원도 포함됐다. 교육 부문에선 전국 13개 국립학교에 대한 시설 확충 비용 70억원이 추가됐다.

기금 부문에선 국민연금.정보화촉진기금 등은 감액됐으나 공공자금관리 기금은 9천억원 늘었다.

◆ 선심성 예산=전주미디어파크.소백산체험학습장.지리산권관광개발계획수립, 연기 및 나주 지방운동장.양평 체육공원 등 소규모 공원 및 체육시설 사업비가 추가로 배정돼 선거용 선심성 예산배정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SOC 예산에도 지역 사업들이 다수 반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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