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인성교육 효과 큰「교육 연극」보급|관객이 함께 공연… 표현·상상력 발달 한몫|작년10월 창단된「서울교육극단」대표 박은희 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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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생소하기만 한「교육연극」을 보급하기 위해 새해 초부터 동분서주하고 있는 맹렬 여성 박은희 씨(39·서울교육극단 대표). 4일부터 동숭아트센터에서「교육연극교실」을 열고 있는 박씨는 교육 연극을 가리켜『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또 다른 연극분야』라고 설명한다.
교육연극은 전문연극인을 양성하기 위한 연극교육과는 달리 인성교육에 목적을 두고 교육현장에서 연극이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요소와 기능을 활용해 교육의 효과를 높이자는 것. 교육연극은 또 관객이 앉아서 구경만 할 수 없도록 대본을 꾸며 관객이 적극적으로 참여케 하는 것이 큰 특징이다.
예를 들면 지금까지 연극전문인이 청소년을 위해 만든 연극, 청소년이 기성작가의 대본으로 공연하는 것도 모두 청소년연극으로 불렸지만 교육연극에서는 청소년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주제로 자신들이 창작해 공연하는 것만을 청소년연극(Youth Theatre)이라 부른다.
박씨가 교육연극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지난 87년 도미한 후부터. 중앙대연극영화과를 졸업한 그는 대학 때부터 극단에서 조연출·무대감독 등으로 활동해 온 연극인으로 대학 4년(77년)때 이미 기성극단의 연출을 한 재주꾼이다. 대학 졸업 후 약2년간 충주문화방송에서 PD 생활을 한 것을 제외하고 줄곧 연극연출을 해 온 그는 브로드웨이의 연극을 보러 미국에 갔다가 많은 교과과정에서 연극을 활용하는 교육연극이 매우 발달돼 있는 것을 보고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박씨가 미 뉴욕대 대학원 교육연극학과에서 공부하고 귀국한 것은 지난해 2월. 지난 10월엔 뜻을 함께 한 배향숙 씨(39)와 서울교육극단을 만들었다.
지난여름에 이미 청소년·대학생을 대상으로「교육연극교실」을 열어 큰 힘을 얻은 바 있는 박씨는 교육연극엔 돌림노래 부르기·신체운동·역할놀이 등 간단한 것들을 포함해 상상력과 자기발견, 표현력·집중력 등을 키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어 배우훈련의 방법으로 적합한 것은 물론 건전한 사회인이 되도록 돕는데도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박씨는 학교교과과정에 연극과목을 개설하는 문제가 우리 교육·연극계에서 거론된 채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는 것을 지적하고『교육연극이 좋은 해답이 될 것』이라며 특히 교육계 등에서 관심을 가져 줄 것을 당부했다.
현재 중등·고등·대학·일반부로 나누어 실시되는 연극교실에서 1백20여명에 달하는 참가자들 지도에 바쁜 박씨는 앞으로도 교육연극 교실을 계속 개최해 교육연극을 소개하는 한편 우리실정에 맞는 교육연극 프로그램을 개발할 생각이란다. 또 올부터 연극연출 작업을 재개할 계획도 갖고 있다는 그는『바쁜 만큼 성과 있는 한해가 되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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