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축협회장 인선 대우-현대 감정 싸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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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제46대 대한축구협회장을 뽑는 축구협회정기대의원총회(12일)를 앞두고 김우중 현 회장 (대우그룹 회장)의 지원을 받는 김창기(59·한양대체육실장) 전 대학축구연맹 회장이 8일 기자회견을 갖고 회장출마를 공식선언하고 나섬으로써 차기축구협회장 선출을 놓고 대우-현대 두 재벌그룹간의 감정 대립이 표면화, 축구계의 핫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김 전 대학축구연맹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항구적인 한국축구발전을 기약하기 위해서는 경기인 출신 회장주도의 집행부가 들어서야 한다는 게 축구계의 오랜 염원이어서 회장출마를 결심하게 됐다』고 배경을 털어놓고『40년 남짓 몸 담아 온 축구계 경험을 바탕으로 성실하게 축구 협 회장직을 수행, 축구 중흥의 초석을 마련하는데 헌신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로써「포스트 김우중」을 겨냥한 차기협회장인선은 이미 출마의사를 표명한 정몽준(42·현대중공업 고문)국민당 의원과 김씨가 경합, 타협이 이뤄지지 않는 한 대의원총회에서 경 선이 불가피해졌다.
김 전 대학연맹회장의 출마선언 배경은 회장직을 현대 측에 넘겨주지 않으려는 대우 김우중 회장의 물밑지원에 힘입은 것. 대우 측은 김 전 대학연맹회장이 차기축구협회장을 맡을 경우, 현 김우중 회장은 명예회장으로 일선에서 물러앉는 대신 임기동안 매년 10억 원씩 4년 동안 모두 40억 원의 출연금을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학연맹 회장은 오랫동안 한양대 체육실장을 맡아 온 한양대 축구 대부로 지난 90년 대학축구연맹회장에 취임, 지난해 12월 사퇴했었다.
한편 이미 전용구장 건설을 위한 기금 30억 원 출연을 공약하는 등 차기 축구 협 회장직에 집념을 보이고 있는 정 의원 측은 단독 추대를 희망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차기축구협회장은 대의원총회(총 22명)에서 무기명 비밀투표로 선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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