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원서접수 첫날 “썰렁”/27일 마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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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배치기준 혼란… “막판 눈치”혼잡일듯
93학년도 전기대 원서접수가 23일 오전 9시부터 전국 1백1개 전기대(11개교대 및 36개 전·후기 분할모집대 포함)에서 일제히 시작됐으나 예상대로 수험생들의 치열한 눈치작전속에 첫날 접수창구는 크게 썰렁한 모습이었다.
눈치지원은 매년 지원자의 50% 이상이 마감일이 되어서야 원서를 접수시킬 정도로 상례화된 것이기는 하지만 올해는 내년부터 대입제도가 바뀌는데 따른 재수기피 심리로 조성된 극도의 하향안전지원 추세와 학력고사가 계속 쉽게 출제된다는데서 비롯된 기대심리 등이 복잡하게 얽혀 더욱 심하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접수창구=23일 각 대학의 접수창구는 일부 명문대에서 소신지원이 가능한 최상위권 학생들이 드문드문 원서를 접수시킬뿐 몹시 한산한 모습이었다. 4천9백5명을 뽑는 서울대는 이날 오후 1시까지 지난해와 비슷한 4백여명이 원서를 냈으나 5천90명 정원의 연세대와 5천1백50명 정원의 고려대는 각각 지난해의 절반수준인 55명,41명이 원서를 접수시켰다. 성대는 이 시간 현재 원서접수자가 23명이다.
◇수험생 혼란=2백70점대 이상의 소수 상위권 학생들을 제외한 나머지 수험생들은 「올해 떨어지면 끝장」이란 강박관념 속에 지원대학 및 학과를 결정하지 못해 원서작성을 늦추고 있다.
미림여고의 이윤희연구주임(54)은 『어느 대학,어느 학과라도 좋으니 합격만 하게 해달라는 학부모들의 요청은 많은데 지난해 입시가 너무 쉽게 출제되는 바람에 지원점수대 기준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몰라 진학지도가 그 어느해보다 어렵다』고 말했다. 게다가 유명학원들이 앞다퉈 내놓은 성적별 대학·학과배치 기준표가 서로 크게 다른데다 실제 합격자와의 성적분포와도 상당한 차이를 보여 진학지도의 혼란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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