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유엔의 15대 주요국 될것”/노 대통령 뉴욕 도착하던 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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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늘 있던 반정부시위 사라져/교민들에 9·18결단 의미 강조/“민주주의 후퇴 없을 것”에 박수
○…뉴욕에 도착한 노태우대통령은 20일 오후 7시(현지시간)부터 숙소인 월도프 아스토리아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김기수뉴욕총영사 주최로 열린 교민대표를 위한 리셉션에 참석,유엔방문 목적 등을 설명하고 교민들을 격려.
노 대통령은 『우리는 비록 유엔에 가입한지 1년밖에 안되었지만 어떤 회원국 못지않게 적극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면서 유엔평화유지활동(PKO) 참여결정 등 구체적 사례를 소개하고 『국력과 경제력에 비추어 볼때 우리나라는 가까운 장래에 유엔의 15대 주요 국가안에 들게 될 것』이라고 강조.
노 대통령은 『그동안 참으로 어려운 고비가 많았지만 무리해서 힘으로 해결하려는 생각은 하지 않았으며 대통령이 약하다,우유부단하다는 등 온갖 이야기가 많았지만 이제는 다 이겨냈다』면서 『우리의 민주주의는 어떠한 상황속에서도 후퇴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역설해 박수.
노 대통령은 한중수교와 관련,『중국과 수교가 이루어짐으로써 우리는 1894년 청일전쟁이후 실로 한세기만에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4강국 모두와 처음으로 정상적인 관계를 갖게 되었다』고 의미를 부여하고 『이는 북한의 개방을 더욱 촉진할 것으로 믿으며 아직 핵문제 등 극복해야할 난관은 있지만 북한은 결국 개혁과 개방의 길로 나올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
○…노태우대통령을 태운 특별기가 도착한 뉴욕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에는 우리 공관원들과 클라크 미 국무부 동아태차관보,티모어 유엔의전장,교민 3백여명이 나와 영접.
노 대통령은 환영나온 인사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눈 뒤 숙소인 월도프 아스토리아호텔로 향했는데 환영행사의 「감초」격인 반정부시위대의 모습이 일체 보이지 않은게 특징.
노 대통령이 지난해 9월 유엔가입 연설을 위해 방문했을때까지만 해도 공항·숙소에 나와 반정부구호를 외치던 이들이 자취를 감춘 것과 관련,수행원들은 『남북관계 진전과 민주화 등으로 그들이 발붙일여지가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
○…노 대통령은 뉴욕으로 가는 기내에서 순방후 10월초로 예상되는 중립선거관리 내각구성문제와 관련,구체적 인선기준 등에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여야에 치우치지 않았다 여겨지면 언론에서 비판만 하지 말고 적극 밀어줘야 한다』고 주문. 노 대통령은 또 『이번에 각료 몇명 바꾼다고 야당이 받았겠느냐』고 반문하면서 『선거가 끝나면 또 관권시비,정통성 시비 등으로 와글와글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견디어 낼 수 있겠는가』며 『우리나라 사람들은 명분에 죽고 살고 할만큼 명분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번 9·18결단의 의미를 강조.
노 대통령은 이번 조치로 정국의 주도권이 다시 대통령에게 돌아올 것 아니냐는 질문에 『앞으로 다시 어떤 걸림돌이 돌출될지 모르나 나타나면 치워야 할 것이고 정국의 주도권을 잡은 것이 아니라 완전히 뛰어넘었다』면서 『이제는 잘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노 대통령은 뉴욕에 도착하기전 시애틀에 기착,프리차드 워싱턴주 부지사와 한국계 마사 최 시의원(여)의 영접을 받고 공항귀빈실에서 한미양국의 대통령선거를 화제로 환담.
노 대통령은 선거에서 공정을 기하기 위해 중립선거내각 구성만으로는 부족해 당적을 떠나게 됐다고 설명한 뒤,앞으로 지방의회 선거에서 한국계 의원이 3∼4명 더 진출할 것이라는 마사 최 시의원의 말에 『민족의 긍지를 살려 미국사회에 더욱 이바지해달라』고 당부.<뉴욕=김현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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