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자연의 고향은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정들어 같이 사는 사람들이
고향이 되어 가고 있습니다
산이 있던 자리에 산은 없고
바다가 있던 자리에 바다는 없고
개천이 있던 자리에 개천은 없고
뚝이 있던 자리에 뚝은 없고
살구, 복숭아, 앵두나무 있던 곳에
살구, 복숭아, 앵두나무는 없고
그저 황량한 인간들의 아파트만 늘어가고
쓰레기들만 쌓여 갑니다
아, 이러한 고향 없는 지구에
어머님, 저는 지금 이 이승을 살고 있습니다.
◇약력
▲1949년 시집『버리고 싶은 유산』으로 등단 ▲시집『바다를 잃은 소라』『추억』 『지나가는 길에』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