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적자 개선은 수입 줄어든 탓/대선진국수출 고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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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EC·일 시장 점유율 격감/동남아·중국진출 호조… 수지개선 큰 몫/기획원 분석… 신용장 내도액 주춤
올들어 수출증가율이 수입증가율을 웃돌고 무역수지도 전체적으로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는 있으나 수출의 선행지표인 신용장내도액 증가율이 2·4분기 이후 둔화추세를 보이고 있고 대선진국 수출은 올들어 모두 감소세를 보이는 등 아직 많은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
15일 경제기획원이 분석한 「최근 수출입동향의 주요 특징」에 따르면 올들어 7월까지의 수출증가율은 9.3%로 지난 88년 이래 처음으로 수입증가율(3.5%)을 웃돌았고 이에 따라 1∼7월중 무역수지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0억달러 개선됐다.
또 수출의 선행지표인 신용장내도액은 같은기간 전년비 5.3% 증가한 반면 수입허가는 13%가 감소,앞으로도 수출증가·수입둔화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무역수지개선이 주로 수입감소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수출은 기대만큼 늘어나지 않고 있는데다 앞으로의 전망도 밝지 않고 지역별로도 기존 주요 시장에서의 국내 상품 점유율이 계속 떨어지는 등 문제가 많다.
1∼7월중 5.3%의 증가율을 보인 신용장내도는 주로 1·4분기의 높은 증가율(9.9%)에 기인한 것으로 2·4분기에는 3%선,7월에는 0.4%로 둔화되고 있으며 지역별로 보면 미·일·EC(유럽공동체) 등 선진국시장에서는 올 상반기중 수출증가율이 모조리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어 올들어서의 수출증가가 경쟁력회복에 따른 것이라기보다는 동남아·중국 등 새로운 시장의 개척에 의한 것이라는 「한계」를 안고 있다.
상반기중 대EC수출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8.7% 감소,대EC무역수지는 9천만달러 흑자에서 5억5천만달러 적자로 반전됐으며 같은 기간 대미수출은 0.6%,대일수출은 5.1%가 줄어들었다. 반면 대동남아 수출은 31.3%,대중국 수출은 무려 1백41.4%의 증가율을 기록,그나마의 수출증가와 무역수지 개선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이처럼 선진국시장에서의 점유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고 수출신용장 내도액도 증가세가 꺾이고 있는데다 최근 들어서의 철강·반도체 등에 대한 덤핑제소,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체결,세계경제의 회복 지연 등 수출여건이 개선될 전망도 밝지 않아 수출회복을 통한 본격적인 국제수지개선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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