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기정옹 마라톤우승 당시 육성레코드 첫 발견/신나라레코드서 공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56년전 망국의 설움을 가슴에 안고 월계관을 썼던 손기정옹(80)이 당시 마라톤 역주과정을 육성으로 기록한 희귀 음반(SP·사진)이 발견됐다.
(주)신나라레코드유통 음원자료실에서 발견된 이 음반은 일제가 동양인으로서는 처음으로 36년 8월 9일 베를린올림픽 마라톤에서 우승한 손옹을 영원한 일본인으로 기억시키기 위해 올림픽직후인 9월 일본까지 데려가 녹음한 것. 일본 컬럼비아레코드사(제작번호 40773)가 제작한 이 음반에는 또 한국남자가수 채규엽이 레코드회사 관혁안단의 반주에 맞춰 손옹과 동메달리스트인 남승용옹(81)을 찬양하기 위해 부른 행진곡풍의 3분여짜리 『마라손 제패가』도 함께 실려 있다.
당시 2시간29분19초의 올림픽신기록으로 우승한 손옹은 이 음반에 실린 「우승의 감격」에서 육성으로 우승과정을 증언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일장기가 나를 응원해주는 것이 보였습니다…. 두번째 언덕에 도달했을 때도 역시 나를 응원해 주는 우리나라 일장기가 날리고 있었습니다…. 이 승리는 결코 내 개인의 승리가 아니라 전우리 일본 국민의 승리…. 우리나라 동포 여러분의 열렬한 응원의 결정인 줄 생각하는 바입니다…』라는 말도 하고 있어 그의 고통스런 심정을 느끼게 해준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