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애플 같은 회사 만들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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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보다 빨리 초기 목표를 달성한 것은 사실이지만 앞으로 남은 과제가 더 많습니다."

회사 설립 5년, 제품 출시 3년 만에 MP3 플레이어 부문의 세계시장 점유율 1위 업체를 길러낸 레인콤의 양덕준(52)사장은 "주식을 산 투자자들이 절대 후회하지 않는 회사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성공적인 코스닥 진출로 주식을 가진 楊사장과 직원들이 상당한 자산가가 됐지만 기업을 공개한 만큼 투자자들에 대한 배려도 아끼지 않겠다는 얘기다.

이처럼 대박을 안겨준 MP3플레이어를 楊사장이 처음부터 계획했던 것은 아니다.

"삼성에서 근무할 당시부터 디지털 기기가 세상을 바꿀 것이란 예상을 했었죠. 그러나 반도체 유통을 하던 회사 설립 초기엔 엄두도 못내다가 우리의 제품이 아니면 성공하기 어렵다는 생각에서 개발에 나섰습니다."

막상 제품을 만들어냈지만 팔 곳이 마땅찮았다. 경쟁사들처럼 마케팅 비용을 퍼부을 입장도 아니었다. 그래서 미국 소닉블루에 납품을 시작했고 자신감이 붙자 지난해 초 '아이리버'란 독자 브랜드로 국내외 시장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가파른 성장에는 인터넷의 힘이 큰 역할을 했다. 楊사장은 "제품을 써본 고객들이 인터넷에 사용후기를 올리기 시작하면서 소문이 들불처럼 퍼졌다"며 "자발적으로 우리의 제품을 홍보하는 인터넷 서포터스만 국내에 3백명, 해외에 2백명이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물론 철저한 사후 서비스와 젊은층의 기호를 읽은 디자인, 뛰어난 성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楊사장은 현재 단순한 오디오 기기로만 쓰이는 MP3 플레이어가 앞으로 디지털 복합기기의 총아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의 성능이 점점 좋아지고 인터넷 사용자들이 계속 늘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발맞춰 그는 "내년 상반기에 오디오.비디오.저장장치.녹음기.게임기 기능까지 갖춘 복합 기능의 MP3 플레이어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 뛰어나 제품에 대한 고객들의 충성도가 높은 미국의 애플과 같은 회사로 레인콤을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지배한다'란 뜻이지만 종속시키기보다 '받아들인다'란 의미가 강한 '레인(reign)'이란 영어 단어를 회사명에 사용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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