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U-토트넘, 장외 신경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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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잉글랜드로 건너가 프리미어리그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토트넘 홋스퍼에서 선진 축구를 익히는 '프리미어리그 영어&축구 캠프'가 이번 여름방학에 열린다. 사상 처음 공동 캠프에서 만난 두 구단은 자존심을 걸고 팽팽한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스포츠 전문 채널 MBC ESPN이 주최하는 이번 캠프는 올해 7~8월 3차에 걸쳐 3주간 일정으로 열린다. 첫주는 맨U사커스쿨(MUSS)이 주관하는 축구 캠프에 참가하고, 둘째 주는 토트넘 구단이 직접 운영하는 유소년 캠프에서 기본기를 익힌다. 마지막 주는 영국.프랑스.독일.스위스로 이어지는 유럽 4개국 문화 체험으로 짜여 있다.

캠프는 별개로 운영되지만 참가자들로부터 '간접 비교'를 당하게 된 두 구단은 바짝 신경을 쓰고 있다. 맨U는 "우리는 토트넘과 차원이 다르다. 두 곳의 캠프가 이어진다고 해서 동등하게 묶으면 안 된다"며 차별화를 강조하고 있다. 맨U사커스쿨의 한국 내 공식 파트너인 ㈜FC네트워크의 이정섭 부장은 "맨U는 '토트넘과 확실하게 구분하라. 행사를 소개하는 홈페이지에서 두 구단의 프로그램을 섞어서 소개하지 말라'는 요구를 해 왔다"고 말했다. 그래서 홈페이지를 개설한 뒤에 몇 번이나 수정했다는 것이다. 또 맨U 측은 "토트넘 캠프나 유럽 여행 중에 사고가 생기면 맨U는 전혀 책임이 없다는 것을 명시하라"는 요청도 했다.

토트넘도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이번 캠프의 실무를 맡은 ㈜싸커테인의 김영진 이사는 "토트넘에서 홍보물에 들어가는 사진이나 구단 로고의 위치까지 일일이 체크하는 바람에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 최고 인기 팀인 맨U와 함께 묶이는 게 나쁘지 않은 눈치였지만 지기 싫어하는 분위기 또한 역력하다는 것이다. 김 이사는 "토트넘에서는 캠프 참가자에게 친선경기 관람, 토트넘 홈 구장 방문 등 맨U와 차별화된 프로그램을 제공하겠다는 뜻을 밝혀 왔다"고 전했다.

이번 캠프는 초등 3학년부터 고교 1년생까지 신청을 받아 영어와 축구 수준에 따라 그룹을 편성해 진행한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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