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의 댐/예산 “낮잠”/남은 국민성금 백16억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공사중단 4년째… 계속여부도 불투명/예산없어 관리마저 시큰둥
평화의 댐이 4년째 낮잠을 자고 있다.
북한 금강산댐의 수공가능성에 대한 대응댐으로 지난 87년 2월 착공됐던 이 댐은 88년 5월 1단계 공사만을 마친채 중단됐고 국민적인 성금모금을 이끌었던 「평화의 댐 건설지원 범국민 추진위원회」도 같은해 6월30일 해체돼 꼭 4년이 됐다.
대통령선거를 앞둔 5공말기 온나라를 휩쓸었던 이 사업은 이제 국민들의 기억속에서 대부분 사라졌고 65m 높이의 댐 역시 강원도 화천의 접경지역에 을씨년스러운 모습으로 서있다.
한때 「안보관광지」로 인기를 모았으나 요즘에는 이도 예전보다 시들해진 상태.
사후관리를 맡은 건설부는 산하기관인 수자원공사로 하여금 직원들을 정기적으로 현장에 보내 점검하도록 하고 있지만 유지·보수에 필요한 예산이 없어 상수관리는 엄두도 내지못하고 있다.
당시 모은 성금 6백61억원중 공사비(6백39억원)로 쓰고 남은 돈은 이자가 붙어 이제는 1백16억원(지난해말 현재)에 이르고 있지만 이 돈은 언젠가 다시 정부가 시작하겠다는 2단계(높이 2백m) 공사비로 남겨놓아 전용이 불가능한 상태다.
국무총리가 위원장,관계부처장관이 위원인 「평화의 댐 건설추진위원회」가 활동실적이 거의 없다시피 함에도 불구하고 아직 남아있는 이유도 이 2단계공사 때문이라는 것.
그러나 최근 금강산댐 공사가 재개됐다는 소문이 계속 나돌고 있는데도 정부는 『예의 주시하고 있다』는 입장만 밝히고 있으며 아직 재착공 시기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일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민병관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