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운동 당분간 보류하자”/김영삼,김대중·정주영씨에 선언 제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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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6개월 더 남아 과열 우려/민생·경제안정에 합심 바람직”/야선 「단체장」 선결요구
김영삼민자당대통령후보가 28일 김대중민주당대통령후보에게 대통령선거운동을 일정기간 유예할 것을 공동선언하기 위한 여야후보회담을 갖자고 제의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당사 집무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자청,『6개월이상이나 남아 있는 대통령선거운동이 너무 초기부터 과열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하고 『대통령후보들이 합심해 일정기간 대통령선거운동의 유예기간을 가지는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유예기간을 언제까지로 할 것이냐는 질문엔 『민생과 경제가 안정될때까지 당분간』이라고만 말했다.
김 후보는 김 민주당후보와의 회담에 이어 정주영국민당후보와도 회담하고 싶다고 제의했다.
김 후보는 『민자·민주·국민당 모두 대통령후보가 선출됐으니 이제 평상정치로 돌아가야 할때』라고 전제하고 『당면한 경제와 민생문제를 해결하는데 여야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한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이어 『김대중 민주당후보와 나는 때로는 경쟁을 했지만 민주주의를 위해 함께 일생을 바쳐온 사이』라며 이제 나라의 장래와 경제문제 등을 놓고 빠른 시기에 만나 논의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김 민주후보가 지방자치단체장선거 실시가 보장되지 않으면 김 대표와 만나지 않겠다는 말을 했다는 질문엔 언급을 회피하고 『이번 대통령선거는 5년만에 치러지는 전 국민의 축제로 멋있게 치를수 있도록 하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민자후보는 이에 따라 금명간 김영구사무총장 등 당 4역을 민주당 김 후보에게 보내 회담요청을 공식 전달키로 했다.
이에 대해 김대중대표는 의견을 밝히지 않았으나 조승형비서실장은 『단체장선거 실시문제에 대한 보장이 없이는 만나지 않겠다는 것이 김 대표의 기본입장이며 선거과열 분위기는 민자당과 김영삼 대표가 부추긴 것으로써 스스로 자제하면 된다』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정주영국민당후보도 『우리는 선거운동을 하지않고 있으므로 민자당만 선거운동을 자제하면 되는 것』이라고 강한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김영삼후보와 안 만날 이유는 없지만 김 후보측 제의의 진의가 무엇인지가 문제이기 때문에 좀더 상황을 지켜본뒤 결정하겠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박희태민자당대변인은 『민주·국민당이 대통령선거운동의 유예를 거부하더라도 우리당은 선거운동과 관련한 일체의 활동을 중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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