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년 내내 황사가 온다면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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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호 02면

환경문제는 전지구적 차원의 생존문제가 된 지 오래다. 2일 UN 기후변화위원회(IPCC) 보고서는 지구 온도가 올라감에 따라 금세기 내에 생명체의 30%가 멸종의 위기를 맞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구가 뜨거워지면서 물이 부족해지고 땅이 말라간다. 빙하가 녹고 바닷물이 넘쳐 해안이 물에 잠기게 된다.

지구온난화는 곧 우리에게 황사를 의미한다. 올해도 봄의 불청객 황사가 어김없이 찾아왔다. 보기 드문 ‘수퍼급 황사’이다. 황사 문제는 점점 더 심각해질 것이다. 황사는 유독 주말과 휴일에 많이 발생한다. 삼성지구환경연구소 정예모 박사는 “지난해 발생한 황사 가운데 56%가 주말과 휴일에 발생했다”고 말한다. 꽃놀이 가기도 쉽지 않게 됐다.

황사는 일상의 불편 이상의 문제다. 환경 안보의 시대라고 한다. 군사적 의미에서의 안보 차원을 넘어서는 절박한 생존문제가 됐다. 일부에서는 황사 발원지인 중국과 몽골에 대책을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하지만 중국은 “자연 현상일 뿐”이라며 발을 뺀다. 몽골은 “선진국이 내뿜는 온실가스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어쩌면 몽골은 피해자일 수 있다. 황사의 발원지 몽골 주민들은 “최근에는 연간 90일 가까이 황사가 발생하면서 가축이 죽어가고 있다”고 말한다. 지구온난화를 초래한 온실가스는 선진국에서 더 많이 배출한다. 온난화의 피해는 도시화ㆍ산업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아시아 개발도상국에서 더 많이 입는다.

국내 기업들과 시민단체, 산림청이 자구책으로 몽골 등지에서 나무 심기를 하지만 역부족이다. 당분간은 황사에 대해 속수무책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중국과 몽골의 사막화가 계속된다면 그만큼 황사도 자주 닥쳐오고 우리의 삶도 악화될 수 밖에 없다. 반도체 공장도 조선소도 전전긍긍한다. 이대로 가다간 최악의 경우 한여름 장마철을 제외하고는 일 년 내내 황사가 불어올 지도 모른다.

중앙SUNDAY는 지난 2월부터 황사에 대한 종합보고서를 준비해왔다. 황사의 발원지는 네이멍구(內蒙古)와 몽골. 환경전문기자가 몽골을 직접 찾았다. 네이멍구의 경우 중국 현지 환경운동가의 눈을 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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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사란
봄철에 건조해진 중국ㆍ몽골 지역의 흙먼지가 강한 상승기류를 타고 올라간 뒤 우리나라까지 날아와 하늘을 흐리게 만드는 현상을 말한다. 황사먼지 속에는 토양을 구성하는 철·망간·알루미늄 등 다양한 중금속이 들어있다. 황사가 심한 경우 미국 하와이는 물론 캘리포니아까지 날아가는데 미국에서는 ‘서쪽에서 온 먼지(dust from the west)’라고 부르고, 세계적으로는 ‘아시아 먼지(Asian Dust)’로 불린다. 한ㆍ중ㆍ일 3국은 2001년 황사방지 공동사업을 추진키로 하면서 황사를 ‘모래먼지(sand dust)’로 공식 표기하되 ‘yellow sand’도 병기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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