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잃고 물 고문당하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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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농인=이철희 기자】지난19일 맨홀에서 변사체로 발견된 박정직씨(32·여)변사사건을 수사중인 경기도 용인경찰서가 남편 조항기씨(33·용인군 용인읍 역북리)를 용의자로 연행, 물 고문 등 가혹행위를 했다고 조씨 등이 주장하고 있어 물의를 빚고있다.
22일 조씨 등에 따르면 이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김성남 경장(38)등 용인경찰서 소속 형사 5∼6명이 조씨를 용의자로 지목, 19일 오후10시쯤 경찰서로 연행한 후 2층 강당으로 데려가 포승줄로 온몸을 묶고 얼굴에 수건을 덮은 뒤 주전자로 물을 붓는 물 고문과 전자 봉으로 때리는 등 27시간동안 가혹행위를 하면서 자백을 강요하다 혐의가 없자 21일 오전1시쯤 풀어줬다는 것이다.
경찰은 조씨의 아내 박씨가 지난4월3일 오후『애를 낳지 못해 한약을 지으러간다』며 집을 나간 뒤 45일만에 통신케이블지하맨홀에서 쌀부대에 넣어져 숨진 채 발견되자 평소 가정불화가 심했다는 이웃들의 진술에 따라 남편 조씨를 용의자로 지목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성춘 용인경찰서장은『형사계 직원들이 조씨를 강당에 데려다 포승줄로 묶고 조사한 사실은 확인이 됐지만 물 고문 등 가혹행위에 관해서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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