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과학기술 연구현장을 찾아서(18)|화과기원 레이저 연구센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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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한국 과학 기술원(KAIST)의 레이저 과학 연구 센터는 우리나라 광학 연구의 메카로 통한다. 이곳에서 배출된 박사만 70여명에 이르며 지금도 33명이 과정 중에 있을 뿐 아니라 지금까지 국제 학술지에 실린 논문만도 3백10여 편이나 된다.
71년 9월 이상수 교수(당시 원장)의 주도로 문을 연 응용 광학 연구실은 90년4월 레이저과학 연구 센터로 문패를 바꾸면서 도약의 길로 들어섰다. 이 교수의 정년 퇴임으로 지금은 그의 수제자인 공홍진 교수(39·물리학과)가 센터 장을 맡고 있다.
센터의 연구 분야는 크게 네 그룹으로 레이저 및 분광학 그룹은 공 교수를 비롯, 김수용(39·미 콜롬비아대 졸)·남창희(35·미 프린스턴 대졸)교수가, 광통신 그룹은 이해웅(45·미피츠버그 대졸)·김병윤(39·미 스탠퍼드 대졸)·이용희(37·미 애리조나 대졸)교수가 이끌고 있으며 이밖에 렌즈 설계를 이상수 명예 교수(67·영 임피리얼 대졸)가 담당하고 있다.
공 교수는『앞으로는 레이저를 이용하지 않는 산업은 존재할 수 없을 것』이라며 레이저 연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이 센터에서는 레이저 기술 개발과 관련 인력 양성으로 미래의 레이저 산업 사회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센터에서는 이미 동위원소 분리에 이용되는 색소 레이저를 비롯해 야그레이저·YLF레이저·탄산가스 레이저·옥소레이저 등을 개발했거나 개량 연구 중에 있는데 현재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연구는 테라와트(TW:1조 와트)급 고출력 레이저 개발이다.
공 교수는『레이저의 출력이 커질수록 그 이용 범위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며『TW급 레이저 기술 보유야말로 우리의 과학 기술 산업에 엄청난 파급 효과를 가져올 핵심 요소 기술』이라고 강조한다.
TW급 레이저는 우선 우리가 추구하고 있는 선 폭 0.1미크론 이내의 기가 디램굽 반도체 가공을 위해서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장비며 궁극적으로는 핵융합 반응에도 이용되는 첨단 기술.
핵융합 발전에까지 이르려면 7백 TW정도가 필요한데 러시아와 미국이 1백TW, 일본이 50TW 수준에 와 있다.
KAIST팀은 금년 안으로 0 .1 TW급에 도달하고 내년에 0.5TW, 94년에는 대망의 1TW급에 도달할 계획이며 연구비만 추가로 지원된다면 내친 김에 10TW급까지 달성하겠다는 야심에 가득 차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6월에는 세계적인 레이저 전문 연구소인 러시아의 쿠르차토프 원자력연구소와 공동 연구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으며 지난 2월에는 일본 오사카대 레이저 핵융합 연구소와 고출력 레이저 개발에 관해 협력키로 했다.
대덕 연구 단지의 자연 과학동 1층에 위치한 실험실에는 현재 발진기와 막대형 증폭기 2대가 설치돼 있으며 앞으로 3대의 막대형 증폭기와 2대의원형 증폭기가 설치되면 연구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한다. 【대덕=신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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