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북부 이것이 문제다>(2)-인구 140만에 대학은 한곳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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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지난해 3월 의정부에사는 주부 현모씨(30)는 자신의 집 2층 옥상에서 실족, 5m아래 콘크리트바닥으로 떨어져 갈비뼈가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다.
가족들이 의정부시 최대의 종합병원인 녹양동 신천병원으로 옮겼으나 흉부외과시설이 없어 택시를 대절, 서울 회기동 경희의료원으로 갔다.
그러나 경희의료원 중환자실 또한 만원이어서 기독병원으로 옮기던 중 택시 안에서 숨졌다.
『응급수술만 받을 수 있었다면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을 텐데 병원 3곳을 옮겨 다니느라 택시 속에서만 1시간30분을 허비, 심한 출혈로 숨졌다』는 것이 가족들의 주장이다.
인구 22만명의 의정부시는 경기 북부권 13개시·군중 최대의 도시. 그러나 종합병원은 신천병원(병상2백95개), 의정부 성모병원(병상1백62개), 의정부의료원(병상80개)등 3개소에 불과하며 말이 종합병원일 뿐 흉부외과시설을 갖춘 병원은 단 한곳도 없다.
또 경기 북부권은 남부지역에 비해 종합병원수도부족, 경기지역 총26개 종합병원(병상 5천8백82개)중 북부권에 위치한 병원은 의정부3개, 구리·고양·포천·파주 각 1개 등 7개 병원(병상 1천2개)이 있을 뿐 동두천시(인구6만7천9백명), 미금시(인구 7만2천명), 남양주군(인구 12만9천6백83명)등 나머지 8개시·군은 종합병원을 찾아볼 수 없다.
경기도 36개 시·군의 총인구는 남부권(23개시·군) 5백15만4천명, 북부권 1백40만4천명 등 총6백55만8천명. 북부권외 1개 병상당 인구비율은 1천4백여명으로 남부권의 1천50여명보다 3백50여명이 더 많다 .
교육시설도 의료시설 못지 않게 빈약하다. 경기도전역의 26개대학 중 경기북부권에 위치한 대학은 올해 처음 신입생을 뽑은 포천 대진대학 단1곳뿐이다.
전문대는 도전체 20개중4개, 고등학교는 2백6개중 초개, 중학교는 2백75개중 98개, 국민학교는6백97개중 2백72개로 수적인 열세를 보이고 있다.
인구 8만4천명인 양주군의 경우 남녀공학인 조양·덕정·남문중등 3개 중학교에서 한해평균 6백80명씩 졸업생을 배출하고 있으나 고등학교는 입학정원 1백60명인 남문상고1개가 있을 뿐 인문계고교는 단 한곳도 없다.
공공도서관은 의정부·동두천시, 가평·포천·파주·김포 등 6개 시·군에 각각 1개소가 있을 뿐 나머지 7개 시·군은 전무한 실정. 열람석도 1천8백79석으로 경기도전체 1만2천7백석의 15%에 그치고 있다.
이같이 일부 지역은 교육시설자체가 빈약한데다 교육환경 또한 엉망이어서 교육여건이 좋고 대학진학률이 높은 서울지역 학교로의 전학, 또는 이주하는 학생·학부모들이 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민학교는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학급당 학생수도 줄어 고양시의 경우 관내 22개국교의학급당 학생수는 1∼4학년은 평균 46명선을 유지하나 6학년은 42명으로 줄어들고 있다.
공원등 시민휴식공간, 양로원 등 복지시설도 경기 남부권 시·군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경기도전역에는 도시자연공원·근린공원 등 1천2백13개소의 공원이 있으나 북부권에 위치한 공원은 전체의 29%인 3백61개소에 그치고 있다.
그나마 미금·구리시, 남양주·가평·김포·양주군 등 6개 시·군의 경우 도시자연공원은 단 한곳도 없는 실정. 사회복지시설 중 북부권에 설립된 보육시설은 82개소로 경기지역 전체 보육시설 (6백16개)의 13%선.
복지시설지원예산 또한 28억원으로 경기도 전체복지시설지원예산 (1백4억원)의 26%에 머무르고있다. <김영석·전익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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