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을 뛰어 넘는 '악의 화신' 엘리자베스 바토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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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바토리 (1560~1614) 백작 부인은 중세 유럽사에서 손꼽히는 악녀다. 트란실바니아 지방의 명문 귀족 집안에서 태어난 그녀는 어릴 적 심한 간질 발작을 앓고 서서히 정신 이상을 앓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젊음과 아름다움에 집작했던 엘리자베스는 산 처녀의 목에서 피를 받아 샤워를 하는 등 상상을 뛰어넘는 악행을 거듭했다는 기록이 있다. 수다떠는 하녀들의 입을 굵은 바늘로 꿰매놓는가 하면, 옷을 잘못 다려놓으면 인두로 얼굴을 지지기도 했다. 산 사람을 분쇄하는 고문 도구를 독일에 특별 주문해 만드는 엽기 행각을 벌이기도 했다.

그의 악행은 남편이 전사한 뒤 더욱 심각해져 살아있는 소녀들의 목에서 피를 빨아 마시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최후에는 천민이 아니라 귀족 처녀들의 피를 받기 위해 성내에 귀족 여학교를 만들기도 했다. 극적으로 탈출한 한 소녀의 신고로 만천하에 악행이 드러난 뒤 그의 악행을 돕고 부추긴 하인들은 손가락을 잘리고 산 채로 화형당했다.

귀족인 그는 처벌을 피했지만, 죽기 전까지 4년을 고성 첨탑에 갇혀살다 죽었다. 엘리자베스의 악마적 행위에 치를 떤 유럽에서는 그의 사후 100년간 이름을 거론하는 것조차 금기시했다는 후일담이 전해진다.

김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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