쾅! 돌아왔다 '라이언 킹'… 승엽, 2년연속 개막축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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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회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선 이승엽이 정교하면서도 힘찬 배팅을 하고 있다. 이 타격은 2년 연속 개막전 홈런으로 이어졌다.[요코하마=연합뉴스]

이승엽(31.요미우리 자이언츠)의 방망이를 떠난 공이 거대한 아치를 그리며 요코하마의 밤하늘을 반으로 갈랐다.

요미우리의 4번 타자 이승엽이 2년 연속 개막전 홈런을 터뜨리는 순간이었다. 30일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코하마 베이스타스와의 일본프로야구 센트럴리그 개막전에서 1루수 겸 4번 타자로 선발 출장한 이승엽은 1-2로 뒤진 4회 두 번째 타석에서 동점 1점 홈런을 터뜨렸다.

이승엽은 지난해 3월 31일 도쿄돔에서 벌어진 요코하마와의 2006시즌 개막전에서도 5회 솔로 홈런을 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승엽은 이날 2타수 1안타(1홈런) 1타점을 기록했고 팀은 3-2로 이겼다.

1회 초 선두 다카하시의 초구 홈런으로 1-0으로 앞선 1사 3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이승엽은 몸쪽 컷패스트볼을 강하게 끌어당겼다. 잘 맞은 타구였지만 총알처럼 날아간 공은 1루수 글러브 속으로 빨려들어갔다.

1-2로 역전당한 4회 초 선두타자로 나선 이승엽은 이번에는 아무도 잡을 수 없는 하늘로 공을 날려버렸다. 상대 우완 선발 미우라 다이스케는 볼 카운트 1-3에서 바깥쪽 꽉 찬 144㎞짜리 역회전 볼을 던졌고, 이승엽은 기다렸다는 듯이 받아쳤다. 이승엽의 홈런에 흔들린 미우라는 5번 타자 루이스 곤살레스에게 랑데부 홈런을 허용했다.

1회와 4회 정면 승부를 걸어온 미우라는 6회 세 번째 만남에서는 볼넷으로 피해갔다. '커브의 달인'인 미우라는 지난해 개막전에서도 1회 이승엽에게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맞고 체면을 구겼다.

이승엽은 7회 네 번째 타석에서는 대타 오다지마 마사쿠니와 교체됐다. 갑자기 왼쪽 어깨 통증을 느낀 이승엽이 교체를 요구했고, 하라 다쓰노리 요미우리 감독이 이를 받아들였다. 요미우리 측은 "이승엽이 간단한 치료를 받았고, 다음 경기 출전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나고야돔에서 야쿠르트 스왈로스와 개막전을 치른 이병규(33.주니치 드래건스)는 2-3으로 뒤진 8회 말 중월 2루타를 쳐 일본 진출 후 첫 안타를 기록했다. 이병규는 후속 2루타로 홈인, 동점을 만들었고 주니치는 7-3으로 역전승했다.

강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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