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풍자 코미디"바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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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TV코미디 프로그램에 정치·사회풍자 바람이 불고 있다.
80년대 후반에 한동안 유행하던 이 같은 경향은 그간 잠잠했다가 SBS-TV의 등장으로 TV3사가 최근 본격적인 결전 상태에 들어가면서 재연되고 있다.
코미디 정치·세태풍자의 선두주자는 MBC의『일요일 일요일 밤에-일요 칼럼』. SBS가 『코미디 전망대-모의국회』로 그 뒤를 이었고 다시KBS의『유머 1번지-열풍25시』가 가세, 코미디의 세태 풍자는 갈수록 열기를 더하게 됐다.
「일요 칼럼」은 형식과 내용에서 일단 기선을 제압했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대통령 출마설 등으로 화제를 불러모은 김동길 전 연세대교수를 코미디 대상으로 삼은게 주효했다는 평이다. 여기에 칼럼형식으로 뼈 있는 말들을 담아내고 있어 짜릿한 맛을 던져주고 있다.
제작진은 소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앞으로 저명인사 등을 초청, 대담형식으로 변화를 주어 보겠다는 복안이다.
제작진의 얘기대로라면 정주영·박찬종·박철언씨 등 정 재계의 거물급 인사들을 코미디프로에서 직접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모의국회」는 본격적인 정치풍자 무대로 보는 이의 눈길을 끌고 있다. 간통죄·고스톱·공공장소 금연 등에 관한 법 제정을 둘러싼 국회의원들의 행태 묘사가 큰 흐름이다.
시각은 나름대로 신선하나 아직은 정치풍자의 깊은 맛을 풍기지 못하고 있다는게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풍자성만 강조한 탓에 자칫 국회의원 등 코미디 대상이 단순한 희화화의 수준에 머무른다는 것이다. 그 때문에 보는 이에게 웃음과 메시지를 함께 전해주는, 이를테면 이 시대를 한번쯤 돌아보도록 하게 하는 수준 있는 정치풍자 물 쪽으로 가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19일부터 등장할「열풍25시」는 정치광고 대행회사의 얘기를 다룬다.
신도시를 지역구로 한 국회의원선거 출마자가 이미지 관리를 외해광고회사와 벌이는 웃지 못할 사건에서부터 정책개발에 이르기까지의 사회·정치세태를 풍자한다는게 연출자의 말이다.
코미디계의 베테랑 김웅래 부장이 직접 나서고 기존작가에 신인 작가들을 보강, 10명의 작가군이 아이디어 개발에 나설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지난날「회장님 회장님 우리 회장님」등에서 보여준 인기를 회복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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