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인치 평판TV 가격 100만원대 깨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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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3년 전만 해도 1000만원에 육박했던 40인치대 평판 TV 가격이 100만원 이하로 떨어졌다. 전자업계에선 '자고 일어나면 떨어지는 게 평판TV 가격'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전문가들은 중소기업과 중국 제품들이 가격 인하를 이끌고 있으나 하반기에는 대기업 제품도 비슷한 선까지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40인치 TV가 90만원대=25일 가격비교사이트 다나와에 따르면 이레전자의 40인치 LCD TV가 100만원에 팔리고 있다. 중국 브랜드인 하이얼의 42인치 제품은 98만8000원이다. PDP TV도 국내 전문업체인 TDS의 42인치 제품은 99만원이다. 모두 셋톱박스 일체형 HD급 TV다. PDP TV는 대기업 제품도 110만~120만원 수준이다. 삼성전자 LCD TV는 150만원, LG전자는 140만원대다.

LCD 패널 가격이 뚝 떨어지면서 TV 제조업체들의 가격경쟁이 격화됐기 때문이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가 집계한 40인치급 LCD 패널 가격은 2004년 1767달러에서 최근 582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다. 2005년 10월 삼성전자와 소니가 공동 투자한 탕정 7세대 라인이 가동에 들어갔고, 지난해 초 LG필립스LCD의 파주 7세대 라인도 양산을 하면서 한국.대만.일본 업체들이 경쟁이 본격화됐기 때문이다. 패널은 TV 세트가격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품. 업계에선 패널가격의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어 TV가격의 추가하락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다나와의 정세희 차장은 "지난해 말 130만원에 42인치 LCD TV를 내놨던 하이얼이 석 달 만에 30만원 내리는 등 가격 인하를 선도하고 있다"며 "현재 중소기업제품가가 130만원대인 200만 화소급인 풀HD급도 상반기 중엔 100만원선의 제품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PC용 대형 LCD 모니터 가격도 떨어졌다. PC 생산업체 델은 130만원 전후던 27인치 모니터를 99만원(부가세 제외)에 판매하고 있다. PC용 모니터는 작은 글자를 표현하기 위해 TV보다 두 배 이상 높은 화소를 갖추고 있어 TV보다 가격대가 높다. 국내 업체인 유플러스비젼은 300만화소 이상인 30인치 모니터를 85만원에 판매한다. 보통 HD급 TV용 LCD 패널은 100만화소급이다.

◆대기업은 고가 제품으로=가격 경쟁에서 불리한 대기업들은 디자인과 기능 등을 차별화한 제품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선보인 LCD TV '보르도'를 업그레이드한 '보르도 2007'을 내놓은 데 이어 최근에는 풀HD급 모델도 선보였다. LG전자는 테두리를 이탈리아제 최고급 나무로 처리한 60인치 PDP '엑스캔버스 갤러리'(990만원)와 세계적 권위의 '레드닷' 디자인상을 받은 '샤인 루비' LCD TV(42인치 250만원) 등 신제품 8종을 내놓았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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