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통신비 무료의 비밀?'

중앙일보

입력

<웹캠과 헤드셋을 이용해 제품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모습. 회사 내 다른 직원들도 사용해 스카이프로 통화를 하고 있다.>

현대약품 의약마케팅부의 박수영 주임은 최근 블루투스 헤드셋을 하나 장만했다. 너무 오래 써서 이젠 소리마저 잘 안 들리는 휴대전화도 바꾸지 않아 핀잔을 듣는 그가 무선 헤드셋을 구입한 이유는 바로 인터넷전화 스카이프를 사용하기 위해서이다.

10명까지 가능한 컨퍼런스콜

현대약품은 국내 대표 탈모치료제 마이녹실을 생산하고 있는 제약회사. 의약품을 생산하는 기업인만큼 하루에도 몇 건씩 연구소와의 통화가 이뤄진다. 통화는 주로 신약 개발 등 의약품 관련 내용으로 몇 분씩 걸리는 것이 대부분이다.

박 주임 역시 업무 중 많은 부분이 연구소에 있는 연구원들과의 전화 통화를 통해 이뤄진다. 사실 스카이프를 사용하기 전까지 연구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은 여간 번거로운 게 아니었다. 연구원들과의 회의를 위해 사무실에서 1시간 거리에 있는 연구소에 매번 찾아갈 수도 없는 일이었고, 통화를 할 때 한 손으로 전화기를 들고 있으니 자료를 찾거나 메모를 하는 일조차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었다.

스카이프(www.skype.co.kr)를 알고 나서 그는 전화기 대신 헤드셋을 찾는 일이 훨씬 더 많아졌다. 연구원들의 PC에도 스카이프를 설치해 이제는 통화를 위해 전화번호를 누르는 대신 스카이프에 로그인한 연구원의 이름을 클릭하기만 하면 된다. 게다가 스카이프는 회원 간 통화가 무료인 인터넷전화기 때문에 연구소와의 통화비용은 언제나 무료다.

박 주임이 새로 장만한 블루투스 헤드셋은 반경 10M 내에서는 이동 중 통화가 가능한 무선 헤드셋이기 때문에 다른 곳에 있는 자료나 제품을 찾으면서도 통화가 가능하다. 특히 스카이프의 컨퍼런스콜(다자간통화) 기능을 연구원들과의 회의에 적절히 활용하고 있다. 동시에 10명까지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이제 외부에 있는 연구소와의 회의는 대부분 컨퍼런스콜로 진행되고 있다.

최근에는 입술보호제 '블리스텍스'의 프로모션을 준비하면서 미국 본사와의 통화에 스카이프를 사용하고 있다. 미국 본사의 직원들이 스카이프를 사용하고 있어 미국과의 통화료는 전액 무료이다. 스카이프를 사용하지 않는 거래처와 통화할 때에도, 스카이프의 유료 서비스인 스카이프아웃을 사용하면 국제전화 비용이 회사에 있는 일반 전화로 걸었을 때의 10분의 1정도로 저렴하기 때문에 회사 측에서도 반기는 분위기다.

이러한 박 주임의 스카이프 활용 사례가 사내에 알려지면서 현대약품은 회사 차원에서 직원들에게 스카이프를 사용할 것을 권장했고, 현재 모든 직원의 컴퓨터에는 스카이프가 설치돼 있다.

기업용 시스템 구축으로 통신비 90%까지 절감

해외에 지사를 둔 국내 기업이나 외국 기업의 국내 지사 대부분 국제전화 사용으로 인한 통신비용 때문에 고민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최근 일반 유선전화에서 쓰이는 선로를 그대로 이용해 인터넷전화 스카이프를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기업용 시스템도 등장해 각광을 받고 있다. 스카이프의 기업용 시스템은 별도의 설비 투자비용이 들지 않고 기존의 라인을 그대로 사용하기 때문에 비용 절약은 물론 편리하기까지 하다.

스카이프를 이용한 기업용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스카이프 협력사의 정영수 이사는 “스카이프 기업용 시스템의 가장 큰 장점은 통신 비용이 현저히 줄어든다는 것으로 최근 이 시스템을 도입한 기업의 통신비가 90%까지 줄었다는 보고를 받았다” 라며 “시스템의 효율적인 관리가 가능하고, 일반전화와 인터넷전화 스카이프를 동시에 사용할 수도 있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의 기업체로부터 러브 콜을 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인터넷전화 스카이프는 비용 절감의 효과뿐 아니라 업무의 능률 면에서도 인정을 받으며 기업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이제 업무상 만나는 자리에서 스카이프 아이디가 적힌 명함을 주고 받는 날도 그리 먼 훗날의 일은 아닌 것 같다.

조인스닷컴(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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